물가 폭등세가 무섭다. 전방위적으로 오르고 있다. 안 오른 게 없다. 주유소 가기는 물론 점심 한 끼도 망설여진다. 물가 상승폭이 IMF 외환위기 이래 최대에 달했다. 호남지방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광주의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지난 1월 3.4%, 3월 4.0%, 5월 5.5%에 이어 지난달 6%를 넘어섰다. 전남은 7.1%나 껑충 뛰었다.

전국적으로도 6.0%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천정부지 물가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으로 에너지·원자재와 외식 등 서비스 가격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가뭄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상승세가 확대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에도 에너지 대란을 부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전망이고 전기와 가스요금 인상이 예고되는 등 물가 하락 이슈가 없다.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압력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데다 개인서비스료까지 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물가에 취약한 여름철에 7-8%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올해 연간 상승률이 5%를 넘어설 수 있다는 암울한 예측도 나돈다. 이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 스텝’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물가가 언제나 꺾일지 짐작하기 조차 어렵다. 정부는 시장 동향을 철저 점검하면서 안정 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민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안을 지속해서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또한 엄중하게 인식하고 팔을 걷어야 한다. 국회를 조속히 정상화해 지원 입법을 서둘러 처리하는 등 적극 협력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더욱 비상한 각오로 물가를 잡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중심으로 수입 비용이 급증했다. 이대로라면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처음으로 마주한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의 ‘3고’의 격랑에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다. IMF 사태에 버금가는 최대의 난국이다. 국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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