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6(수)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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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전면 파업을 재개한 9일 일부 노선이 미운행되고 배차 간격이 커지는 등 차질이 빚어지면서 등교·출근길 곳곳에서 불편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다만 광주시의 비상수송대책으로 시내버스 운행률이 종일 80% 이상을 유지해 우려했던 교통 대란 상황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40분께 동구 남광주역 시내버스 정류장에는 20여명의 학생·직장인 등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은 차분한 기색을 보였지만 일부는 “이미 왔어야 할 버스가 도통 오지 않는다”고 도로를 살폈다.
동구 주민 김정태(74)씨는 “평소 봉선27 버스는 5-10분이면 왔는데 지난주 파업 때부턴 기다리는 시간이 20분을 넘어갔다”며 “병원 예약에 맞춰 서둘러 나왔는데도 늦게 생겼다”고 근심 어린 얼굴로 말했다.
정류장 전광판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안내하는 도착 예정 시간이 달라 혼란을 빚기도 했다. 직장인 이정효(27·여)씨는 “1-2분도 아니고 10분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빨리 온다는 걸 믿고 버스를 기다릴지, 지금이라도 택시를 타야 할지 고민”이라며 “파업 때문에 지각할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은 목적지까지 가질 않아 대안이 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았다.
고등학생 김모(18)군은 “파업 소식에 버스가 평소보다 붐빌 것 같아 지하철을 찾아봤는데, 학교 앞은커녕 근처도 지나지 않는다”며 “택시 이용객이 많아져서 그런지 평소보다 길도 막히는 것 같아 제 시간에 등교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연신 시간을 확인했다.
이번 파업은 임금 인상률과 근무 여건 개선을 놓고 시내버스 노조와 사측이 지난 4일 3차 조정회의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일 11년 만에 첫 파업에 나선 노조는 현충일 연휴 기간 투쟁을 멈추며 사측으로부터 연락이 오길 기다렸으나 어떠한 움직임도 없어 이날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광주지역버스노동조합 관계자는 “임금 8.2% 인상과 정년 연장 등 제시한 내용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파업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며 “제시안 변경은 계획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걸 왜 모르겠느냐”며 “파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다른 지역과의 임금 차이, 개선되지 않는 노동 환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내버스 사측은 당장 노조가 원하는 요구 사항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이나 타 광역시의 임금 인상률 결정 사항을 보고 광주도 기준점을 정할 계획이다.
노사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당사자는 물론, 중재자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준공영제 체제에서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광주시는 적극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 “강기정 시장은 버스 파업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준공영제 문제 해법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산건위는 “준공영제 하에 광주시는 시내버스 운영 책임자이며 시민의 교통권 보장을 위한 의무를 갖고 있다”며 “노사 협상에만 문제 해결을 맡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수행해 파업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건위는 “임금 인상 문제는 대중교통 서비스의 질과 직결되는 공공의 문제이고 준공영제를 통해 시민 혈세 1천40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며 “강 시장은 즉시 노사 양측과의 3자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 채널을 만들고 합리적 해결 방안 도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관계 법령에 따라 노사가 아닌 제3자가 개입하면 부당 노동행위로 분류될 수 있다”며 “노사 간 자율에 의한 최적의 협상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또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버스 운행 비율을 최대한 높이 유지하고 지하철 12회 추가 배차를 포함한 비상수송대책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변은진·주성학·장은정 기자
변은진·주성학·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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