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순 前 광주문화재단 전문위원

광주에 G-전용공연장 설립과 KT&G 상상마당 유치를 제안한다. 뮤지컬, 오페라 하우스 등 대규모 전문예술극장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있어왔지만 막대한 건축비용과 운영비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진행이 순조롭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으로 LED배경, 가변형 객석을 갖춘 200석 규모의 소규모 전용 공연장 건립이다. 이재명 정부는 ‘한류문화콘텐츠의 인프라 구축’에 관한 공약의 방안인 국내외 Kㅡpop 꿈나무를 위한 중·소형 공연장 조성에도 부합하는 내용이다.

우선, 광주의 공연장 현황을 살펴보자. 광주예술의 전당 대·소극장, 빛고을시민문화관, 미로센터의 미로극장, 서구의 서빛마루, 남구문예회관, 북구문화센터, 광산문예회관, 빛고을국악전수관, 상무지구 광주공연마루 등이 있다. 광주예술의 전당 소극장은 460여석, 빛고을시민문화관은 715석 규모다. 광주예술의 전당 소극장과 빛고을시민문화관은 대관비가 비교적 저렴한 편이며, 특히 하반기에 공연예약률이 100%에 가깝게 이뤄져 공연 일정잡기가 매우 힘들다. 예술의 거리에 위치한 미로센터의 미로극장1관(신관)은 공연, 강연 등을 다목적 강당(82석)이라고 하지만 공연장으로 선호되지 않는다. 상무지구 광주공연마루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편의시설이 미흡하며 그나마 몇 년간 추진돼온 광주국악상설공연마저 중단된 상태다.

서울 마포구 홍대에 위치한 ‘구름 아래 소극장’은 참고하기에 적합한 소규모 공연장이다. 지하 1층에 2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갖췄고, 무대 3면의 LED 백월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대관 시 공연장이 보유하고 있는 악기, 음향 장비, 조명 장비 및 기본 오퍼레이팅이 제공된다. 가수 김장훈을 비롯해 수많은 가수들이 소극장 콘서트를 벌이며 핫플로 등극했다. 콘서트, 팬미팅, 쇼케이스, 제작발표회까지 다양한 장르의 대관이 모두 잘 어울리는 곳이다.

서울 마포구 광흥창동에 위치한 CJ 아지트 광흥창을 보자. CJ문화재단이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2017년에 음악전용 공연장이자 창작스튜디오 등을 운영되고 있다. 공연장은 250석 규모의 블랙박스형 소극장이다. 가변형 무대와 LED 스크린, 스탠딩 객석 등 최신 공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연극, 뮤지컬, 밴드 공연, 토크쇼까지 가능한 ‘복합문화실험실’로 청년 예술가들의 성지로 자리잡았다. 뮤지션들이 앞다퉈 이곳에서 콘서트를 갖는 풍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은 부담없이 콘서트를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서울 마포구 홍대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의 라이브홀은 인디밴드와 다양한 아티스트의 산실이 되고 있다. 좌석공연시 189석, 스탠딩 공연시 최대 400명까지 수용가능하다. 천장이 높아 공간감이 좋으며 콘서트 진행시 흥겨움을 배가시킨다. 지난 2020년 개관한 부산 KT&G 상상마당은 최대의 규모, 멋진 건물외형 등으로 광주 청년예술인 시각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KT&G 상상마당은 수도권(대치, 홍대) 강원권(춘천) 충청권(논산) 영남권(부산)에 건립돼 있다. 호남권 유치는 그동안 논의돼 왔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지자체와 정치권의 KT&G 상상마당 광주 유치 건은 반드시 해야 할 과제다.

광주의 예술인프라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선 G-전용공연장 건립과 KT&G 상상마당 광주 유치를 위한 전략적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현재 우리 지역에선 인디밴드 아티스트나 청년 뮤지션, 실험극단 등이 자생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구조다. 서울의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도 광주 공연을 주저하는 이유다. 작은 규모의 공연장, LED배경, 가변형 객석 등의 시설을 갖췄으면서도 저렴한 대관료 등의 요건이 미흡해 쉽게 오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굳이 홍대를 찾지 않고도 재밌는 즐길거리를 찾을 수 있으며 예술관광의 활성화와 함께 노잼도시 광주를 탈출하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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