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지난 3-4일 폭우가 집중된 전남 함평과 무안군 일대 현장을 점검했다. 이 지역은 이틀간 시간당 최대 140㎜ 이상이 쏟아졌으며, 특히 무안에는 289.6㎜에 달하는 기록적인 강수량이 관측됐다. 아울러 행안부는 지난달 중순 큰 피해가 발생한 전국 16개 시·군·구와 20개 읍·면·동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광주에서는 북구와 광산구 어룡동·삼도동, 전남에서는 나주시, 함평군, 광양시 다압면, 구례군 간전면·토지면, 화순군 이서면, 영광군 군남면·염산면, 신안군 지도읍·임자면·자은면·흑산면이 포함됐다. 중앙합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준을 충족하는 읍·면·동 단위까지 세분화한 것이다. 담양군은 앞서 지정된 바 있다. 조만간 이달 초 호우가 할퀸 곳들도 특별재난지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자체와 주민들은 한 시름을 놓게 됐다고 하지만 또 언제 수마가 닥칠지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만큼 국가 차원의 근본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예상을 뛰어넘어 짧은 시간에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여름은 전례가 없다. 태풍보다 더 무서운 수준이다. 당장에 예산이 들더라도 상습침수구역을 중심으로 항구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난 대응의 속도와 방식, 예방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하고 바꿔야 할 때다. 치수 인프라 사업을 더욱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정부도 현장에서 ‘과할 정도’로 임해달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현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를 유지하며, 기상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인명 및 재산피해 예방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단 한 명의 피해자라도 누락되지 않도록 챙기고, 조속한 복구를 위한 행·재정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정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절박한 상황을 마주한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이번에 광주시와 전남도는 중앙합동조사 긴급지원반을 운영하고, 정확한 피해 산정과 정부 설득에 주력했으며, 응급 복구비를 투입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당연한 책무다. 앞으로도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실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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