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22일 계엄군의 무력 진압에 맞서 광주송정리역 광장에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전날 옛 전남도청 앞에서 집단 발포를 자행한 공수부대는 외곽으로 물러나 주요 도로를 차단, 봉쇄 작전을 펼쳤다. 송정리와 가까운 광주공항 인근도 포함됐고 시위대는 도심이 아닌 역으로 집결, 만행을 성토했다. 이에 계엄군은 장갑차 등을 동원해 해산시켰으며, 이 과정을 포함해 전체 항쟁 기간 일대에서 사망자는 없었으나 25명이 부상을 당했다.

광주송정역 광장이 5·18민주화운동 45년 만에 사적지로 지정됐다. 광산구 첫 사례다. 광산구는 2021년부터 토론회·포럼 개최, 자료 수집, 관계기관 협의 등을 지속해왔다.

전남도청과 더불어 전두환 신군부에 항거한 주요 장소다. 당시 송정리역으로 불리운 이 곳은 시민군이 투쟁과 저항의 의지를 다지고 인근 지역으로 연결되는 거점이 됐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사적지 명단에 오른 것을 환영한다. 미래 세대에게 민주주의 가치를 확산하는데 톡톡히 기여할 전망이다. 여전히 호남권 교통 관문으로 수많은 시민과 외지인이 오가는 만큼 그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2004년 고속열차(KTX) 개통을 계기로 승객이 크게 늘어 올해 하루 평균 1만3천여명 규모로 급증했다.

그동안 광주시내 사적은 동구 15곳, 서구 6곳, 남구 3곳, 북구 5곳 등 총 29곳이었으며, 광주송정역은 제30호로 등재됐다. 앞서 5·18 기념주간에는 안내소가 처음 마련돼 관련 일정, 사적지, 교통편, 관광지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광산구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여성 시위대가 구금됐던 옛 광산경찰서 부지(현 광신프로그레스아파트)도 추가되도록 신청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대한국민 모두 인정하는 민주주의 성지다. 광주가 없었다면 1987년 6월 항쟁도, 지금의 헌법도 없었을 것이고, 12·3 비상계엄을 막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헌법질서를 훼손한 내란을 극복한 동력인 광주정신의 계승은 살아남은 자들의 책임이자 의무다. 사적지 지정과 보존에 정성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광주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송정역이 재조명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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