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도로 동광주IC-광산IC 구간 확장 사업비가 천정부지로 늘어난 것은 환경영향평가 통과를 위해 방음터널 12개소가 신규 반영된 때문이다. 2021년 방음벽 높이와 터널 설치 관련 권고 방침 개정에 따른 것으로, 약 3천4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해당 사업은 2012년 최초 논의 당시 국비 80%, 지방비 20%로 협의됐으나 2013년 12월 기획재정부 요구와 재논의를 통해 최종 50%씩 부담하는 구조로 변경됐다. 이후 2015년 사업계획 수립 당시 2천762억원으로 잡힌 총예산이 2023년 설계에서 7천900억원 규모로 증액된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결과적으로 국가 차원의 제도 개선과 소음 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적 환경 변화에서 기인한 추가적 비용이 발생한 것인데, 이를 모두 떠안겼다. 당연히 잘못됐다. 이대로면 해마다 1천억원을 감당해야 한다. 열악한 재정 상황에서 광주시는 100% 국비 투입을 강변하며 버티다가 결국에 시비를 편성해 착공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국정감사에서 시행 주체인 한국도로공사 측이 다시 협상 의향을 밝히면서 지방비 분담 재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북갑)의 질의에 함진규 사장이 ‘의견을 낼 용의가 있다’고 답변한 것이다.

2029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뒤늦게라도 5대5 비율을 합리적으로 바로잡아야 할 테고, 취약한 광주시 재원에 숨통을 트여야 한다. 동광주IC-광산IC 구간은 광주 외곽의 주요 관문 역할을 하면서도 도심 도로의 기능을 겸해 교통 정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도심 팽창에 따라 SOC 인프라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해서 향후 기존 4차로가 6-8차로로 확장되고 노후 시설물도 전면 개량한다. 특히 용봉IC가 개설되면 호남고속도로와 제2순환로 등 간선도로 간 연결성이 강화돼 광역 흐름이 원활해지고, 용봉동 등 주변 지역은 만성적 혼잡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방음터널 사업비 증액에 대해 정부 분담율을 전폭적으로 늘리는 게 맞다. 광주시와 도로공사가 책임 있는 논의에 나서야 한다. 시민의 안전 확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민생 현안이다. 국비를 확대해야 할 당위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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