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왔다. 연일 이어지는 내란 재판, 미국과의 관세협상, 정치권의 소모적인 정쟁 등 무거운 뉴스를 뒤로 하고 7일간의 긴 연휴 동안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일 가족·친지·지인들과 넉넉하고 풍요로운 한가위가 됐으면 한다. 광주 북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이 선물 꾸러미를 들고 행복한 추석 한가위를 기원하며 활짝 웃고 있다./김애리 기자

“이번 추석 연휴에는 아무 걱정 없이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 보내고 싶습니다.”

추석 연휴 시작이 이틀 남은 1일 오전 10시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은 이미 이른 귀성길에 오르는 이들로 붐볐다.

무화과·배·사과 등 과일 상자와 김치, 전복, 각종 반찬이 담긴 스티로폼 박스를 든 귀성객들은 버스 출발 시간을 확인하며 탑승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교적 날씨가 따뜻해 반팔과 얇은 셔츠 차림을 한 귀성객들의 얼굴에는 가족을 만날 생각에 설렘이 가득했다.

버스를 기다리며 전화를 하던 한 귀성객은 “이제 곧 버스 타~ 나도 빨리 보고 싶어, 엄마”라며 환하게 웃었다. 인근에 있던 다른 시민도 “너 좋아하는 장조림이랑 반찬 챙겼어. 두 시간 정도면 도착할 거야”라고 다정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서구 금호동에 사는 김영옥(60대·여)씨는 “딸이 목포에서 일하는데 바빠서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며 “지난 설에는 딸이 집에 왔는데 이번엔 내가 내려가기로 했다. 추석 연휴가 열흘이나 돼 마음이 여유롭다. 오랜만에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맛집도 다닐 계획”이라고 미소지었다.

고향으로 향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 가족을 맞이하러 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버스 1대가 도착하자 한 어르신은 입구로 달려가 “아들!”을 외치며 자녀를 힘껏 끌어안았다.

종합버스터미널 내 화물통합센터에는 택배를 보내려는 긴 줄이 생기기도 했다.

남구 진월동 주민 이명우(50대)씨는 “서울에 있는 딸에게 반찬을 보내야 하는데 국정자원 화재 여파로 우체국은 생물 택배를 받지 않고, 다른 택배 회사들도 물류가 밀렸다고 해 급히 서울행 버스를 이용해서 보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광주송정역 대합실도 일찌감치 고향행을 서두르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양손에 쇼핑백 등을 든 귀성객들은 열차 시간 전광판을 확인하며 플랫폼으로 향했다.

연차를 내고 광주에 온 박모(30대)씨는 “최근 국가 전산망 차질로 인해 열차 이용에 혹시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기우였다”며 “연휴가 길어 가족, 친구들과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기분이 좀 들뜬다”고 웃었다.

광주공항엔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광판에는 제주행 비행편이 줄지어 표시됐고, 라운지 곳곳에서 가족·연인 단위 승객들이 웃음 띤 얼굴로 수속을 기다렸다.

박모(40대)씨는 “조카가 곧 군에 입대할 예정이어서 친척들과 함께 3대가 여행을 간다”며 “모처럼 긴 연휴 덕분에 가족들이 한데 모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주성학 기자·이연상·서형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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