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관측 이후 역대 최고라고 불리울 만큼 극심했던 지난해 한파와 폭염의 이상기후는 기후변화와 제트기류 약화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2018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23일부터 2월13까지 전국 평균기온이 1973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영하 4.8도를 기록했다. 8월에는 강원도 홍천에서 역대 일 최고기온 최고치를 경신한 41도가 찍혔으며 극한의 기온 변화를 보여 전 국민을 힘들게 했다.

겨울 한파의 원인으로는 북극 찬 공기가 지목됐는데 1월 말부터 우랄산맥과 베링해를 중심으로 기압능이 형성돼 유지되면서 북극의 공기가 한국 부근으로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1월27일엔 영광군 영하 15.2도, 군산 영하 15도, 산청 영하 14.6도, 2월7일엔 고창군 영하 15.6도 등 지역 최저기온 최저치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또 한랭질환자가 631명(사망 11명) 발생해 2011년 이후 최다 질환자 수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해양 저수온으로 약 103억원의 수산업 피해가 발생했다.

혹한이 지난 뒤에는 짧은 장마와 대폭염이라는 기록적인 더위가 찾아왔다. 지난해 장마는 6월19일 제주도에서 시작해 7월11일 중부지방 비를 마지막으로 종료됐다. 기간은 평년 32일에 크게 못 미쳐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짧은 장마로 남았다.

6-8월에는 각종 최고기온이 경신됐으며, 8월1일 홍천은 41도를 찍어 1942년 8월1일 대구의 40도를 뛰어넘었다.

같은 날 서울은 39.6도로 종전 기록인 1994년 7월24일 38.4도를 갈아치웠다. 1907년 기상관측 개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31.4일로 평년 9.8일의 3배 이상이었고 1973년 이후 최다였다. 광주는 7월12일부터 8월16일까지 무려 36일간 폭염이 이어졌다. 티벳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활동 강화 등이 작용했다.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수는 4천526명(사망 48명)으로 2011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으며, 최대 전력 수요는 9만2천478㎿를 기록.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또한, 해양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어류 집단 폐사 등의 양식생물 피해가 604억원 발생했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함께 제트기류의 약화가 그 원인이라고 기록했다. 제트기류는 지표면 약 8-11㎞ 위에서 부는 강한 바람의 중심을 뜻한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며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어 지구 온도 평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류가 약해져 유럽과 동아시아에 고기압이 이례적으로 오래 머무른 탓에 뜨거운 공기가 지면에 갇히는 ‘열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과거 경험하지 못한 이상기후 급변으로 사회·경제적 피해가 증가했다”면서 “이상기후 원인과 영향을 자세히 파악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문철헌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