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도 세균성 이질이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등 최근 몇년사이 계절 구분없이 세균성 이질이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위생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대체로 이질 등 설사질환은 날씨가 따뜻하고, 외식이 잦고, 나들이가 많은 계절에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의 세균성 이질은 사시사철 발생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세균성 이질을 일으키는 쉬겔라균이 다른 균들과는 달리 산성의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 인체 내에 적은 수의 쉬겔라균이 들어오더라도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후진국병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이질환자들은 매년 발생해 93년 113명, 94년 233명, 95년 23명, 96년 9명, 97년 11명이던 것이 98년들어 905명으로 급증하면서 99년 1천781명, 2000년 2천510명 등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추세에 있다. 이는 이질을 일으키는 쉬겔라균의 특징과 더불어 식품위생에 대한 부주의가 그 원인인 것으로 생각된다.
외식업체들의 발달로 한곳에서 생산된 대량의 식품들이 광범위하게 공급되면서 불량한 식품이 제조된 경우에 광범위하게 집단적으로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질은 복부 경련, 배변시 통증과 흔히 혈성 및 점액성의 설사를 특징으로 하는 급성 염증성 장염이다. 이는 4종의 쉬겔라균(Sigella sonnei, Shigella flexneri, Shigella dysenteriae, Shigella boydii)에 의해 발생하는데, 선진국에서는 주로 Sigella sonnei, 후진국에서는 주로 Shigella flexneri가 병을 일으키는 원인균이다.
이질은 손에서 입으로 전파되는 질환이다. 다시 말해서 환자나 보균자의 대변을 통해 나온 쉬겔라균이 식품, 식수에 오염이 되었을 때 발병한다. 따라서 식품을 취급하는 업소에서 설사를 보이는 종업원이 식품가공에 관여할 경우 집단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쉬겔라균은 입을 통하여 위에 들어오게 되면 산성에서도 내성이 강해 살아남아 대장 점막을 침범하여 병을 일으키는데 발열, 복통, 그리고 초기에는 물같은 설사를 보이다가 나중에 피나 점액이 섞인 소위 곱똥을 보게 된다.
위장관 증상 외에도 소아나 노약자들에게는 균혈증, 용혈성 요독 증후군, 저나트륨혈증, 저혈당과 중추신경장애로 경련, 의식장애 등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진단은 상기의 기술한 증상들과 대변배양검사로 가능하다. 치료는 다른 설사 질환에서와 마찬가지로 증상의 치료과 항균제 투여가 중요하다. 수액 및 전해질 보충과 저혈당 교정이 필요하고, 용혈성 요독증후군에 의한 신부전이 동반될 때에는 혈액 투석이 필요할 수도 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국내에서 검출된 쉬겔라 균이 여러 항균제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있어 적절한 항균제의 선택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데 항균제에 대한 감수성 검사가 나오기 전에는 3세대 세팔로스포린이나 퀴놀론제제가 적당하다.

예방은 무엇보다도 개개인의 철저한 위생생활과 환경위생이 중요하다.
비눗물로 손을 잘 씻고 철저한 식수소독과 위생적인 변기사용, 위생적인 대변처리, 음식과 물을 반드시 끓이고 익혀 먹어야한다.

또 환자가 발생할 경우 전파를 막기 위해 신속하게 보건당국에 신고하고 즉각적인 역학조사와 방역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와함께 외식업체를 비롯한 식품가공업체 종사자들의 식품위생에 대한 관심과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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