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31일 상호관세와 한국산 자동차 품목 관세를 15%로 합의함에 따라 광주·전남 주력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광주지역 주력 산업인 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과 관세율이 똑같아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고, 전남의 경우 쌀과 소고기를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하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번 양국의 관세 협상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관세 인하 여부는 최대 관심사였다.

지난 4월부터 품목 관세 25%를 부과받아 국내 자동차 업계가 영업이익의 현저한 감소 등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은 미국 고율 관세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천282억원(15.8%↓), 7천860억원(24.1%↓) 등 총 1조6천142억원이 감소했다.

특히 스포티지 등 미국 주력 판매 차종을 생산하는 기아 오토랜드광주는 지난해 수출 물량(33만2천117대) 중 약 50% 이상인 18만여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 비중도 60%(전 세계 수출 18만1천323대 중 11만여대) 이상을 차지하며 대미 수출 의존도가 갈수록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25%의 관세를 15%까지 낮춰 최악의 결과는 피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동차 품목 관세를 일본·유럽과 동일한 수준으로 낮추긴 했지만 한미 FTA ‘무관세 프리미엄’이 사라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의 경우 그동안 한미 FTA로 미국에 수출할 때 무관세를 적용받고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은 2.5%의 관세를 부과받아왔다. 관세 협상 결과, 모두 15%로 같아지면서 한국 입장에서는 ‘2.5% 효과’가 없어진 셈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것과 관련한 입장문을 통해 “대미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온 힘을 다해준 정부 각 부처와 국회의 헌신적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또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기아는 “15% 관세가 적용됨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의 경쟁력 제고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현대차·기아는 다각적 방안을 추진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쌀·소고기를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전남도의회 농수산위원회는 “국가 식량안보와 지역 농업을 지켜낸 의미 있는 결과”라며 “앞으로도 농업을 보호 산업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모든 통상정책에서 농업을 협상 테이블 바깥에 두는 원칙이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남도청 앞에서 쌀·소고기 추가 개방 반대 천막농성을 벌여온 진보당 박형대·오미화 전남도의원은 “쌀, 소고기 등 농업 추가 개방을 막은 것은 다행이지만 미국의 부당한 통상 협박은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재정·임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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