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호 수질개선 및 생태복원을 위해 하구둑 구조개선을 통한 생태환경 보전정책 뿐만 아니라 개발 중심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영산강 하구언 전경./김기식기자 pj21@kjdaily.com

　
4대강 예산 낙동강에 집중…영산강 늘려야
지방ㆍ소하천정비 본사업과 병행 추진 필수
영산강 특성 살린 친환경 뱃길복원 바람직
　
[영산강을 생명의 강으로]<5>분야별 보완대책 검토해야
　
　오는 9월이면 영산강 살리기 사업 구간 중 2공구(나주 다시·사업비 1천487억3천100만원)와 6공구(광주 서창·사업비 3천366억2천400만원) 턴키공사 업체가 확정된다.
　지난 6월 마스터플랜이 수립된 이후 정부가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SOC 국고 예산 중 30%를 4대강 살리기에 집중 투입키로 하는 등 사업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 내에서는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세부 계획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이같은 여론 속에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내실있는 사업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영산호 부분 해수 유통 시급
　그동안 영산호 수질개선 및 생태복원을 위한 방안으로 제기돼온 해수 부분 유통과 저층수 배제시설 설치, 수로형 어도 설치 등은 정부의 사업 계획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앞으로 배수갑문 설계과정에서 이같은 방안의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배수갑문의 위치도 영산호 내부의 수리·수문학적 특성을 감안, 호소내부 유수와 퇴적물 외부 배제가 용이한 지점을 선정해야 한다. 또 사업 시행 시 갑문 공사구간 인근에서 퇴적오니를 부분적으로 준설해 저층수 수질개선도 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산만방조제가 비근한 예다. 아산만방조제의 경우 배수갑문을 확장하면서 홍수조절용량 증대, 통선문 겸용 어도 설치, 공사 중 발생한 준설토를 활용한 6.8㏊ 규모의 친수공간 조성 등이 동시 추진된 바 있다.
　하구둑 구조개선을 통한 해수 유통 방안은 수질 및 생태환경 보전정책 뿐만 아니라, 개발 중심이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수자원 이용, 방재, 미래 토지이용, 연안 이용, 보전 등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조사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농촌공사와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영산강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과 농민, 어민 등의 이해가 상충되는 만큼 이해 당사자간 협력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수계별 사업비 균형 배분 뒤따라야
　정부가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통해 제시한 본사업비는 16조9천498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57.7%가 낙동강 유역에 집중돼 있다. 정부는 낙동강의 하천연장이 길고 홍수·가뭄에 취약해 사업물량이 집중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댐 홍수조절용량이 부족해 홍수에 취약한 데다, 중·상류 지역은 만성적인 수량 부족을 드러내고 있고 하류지역은 갈수기 수질 악화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또 2008년 국가하천 정비 사업비 3천300억원 중 56%인 1천835억원이 낙동강에 투입되는 등 과거 전체 국가하천 정비사업비의 50% 가량이 낙동강에 배정됐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고 있다.
　그러나 4대가 수계별 유역면적, 하천연장, 댐 홍수조절용량, 하천 미개수율, 최근 10년간 재해액, 하수도 보급률, 좋은 물 달성률 등 각종 지표(표 참조)를 비교 분석해 보면 정부의 설명이 납득하기 힘들다. 실제 유역면적과 하천연장, 하천 미개수율 등을 제외하면 낙동강 유역에 사업비가 집중 투입돼야 할 뚜렷한 명분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가 내세우는 근거로 접근해 보더라도 영산강은 낙동강에 비해 댐 홍수조절용량이 1/48에 불과하고 재해규모는 오히려 더 크다. 또 앞으로 물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수도 보급률과 좋은 물 달성률 등 수환경 지표 역시 열악하다.
　이 때문에 영산강의 경우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 취지인 수량 확보, 홍수예방, 수질개선 등의 측면에서 사업 확대가 시급하다. 다시 말해 영산강에 대한 집중 투자가 절실한 실정이다.

　◇전반적인 유역 시스템 고려를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본사업과 직접연계사업, 연계사업으로 구분돼 있다. 본사업은 2011년, 직접연계사업은 2012년 완료가 기본 목표다. 하지만 지방하천 및 소하천 정비는 연차별 시행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어 시간·공간적 유역 전반의 연계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하천은 상·하류의 하천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시스템이다. 소방방재청의 통계에서도 하천 피해율은 대하천보다는 지방하천과 소하천에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하천이 오염원은 결국 중·소 하천을 거쳐 본류로 유입되는 오염원이 대부분이다. 중·상류의 중·소 하천에서 오염원을 차단하지 못하면 본류의 하천 살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천 피해율이 크고 유역 오염원을 대하천으로 운송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중·상류부의 중·소 하천을 먼저 살린 뒤 대하천을 살리는 방안이 실효성이 있는 이유다.
　이와 함께 현재 영산강 살리기 계획이 이수·치수 측면의 양적인 부분에 집중돼 있는 것도 문제다. 새롭게 형성되는 이수·치수 시스템에 대한 최적의 공간적 물 배분과 관리·시스템 유지 관리 방안 도출도 뒤따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또한 양질의 수자원 확보를 위한 수질개선, 환경기초사업 등의 사업비 추가 확보도 시급한 상황이다.

　◇친환경 뱃길복원 신중 추진 필요
　정부의 영산강 살리기 사업의 단초는 전남도가 추진하려던 '영산강 프로젝트'다. 2005년 시작된 영산강 프로젝트의 핵심은 친환경 뱃길 복원이다. 하지만 대운하 논란에 밀려 영산강 살리기 계획에는 뱃길 복원과 관련된 사업들이 대부분 누락됐다.
　뱃길이 끊긴 현재에도 영산강 곳곳에는 포구와 나루터, 주막, 등대 등의 유물이 남아 있다. 하지만 수질악화로 주민에게 외면당하고 있고 영산강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접근로나 편의시설 등도 갖춰져 있지 않다.
　앞으로 영산강의 자연 조건을 활용해 뱃길 복원도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 뱃길 복원의 방향은 해양과 육상을 연결하는 교통망 활용, 수운을 이용한 영산강유역권 관광루트 개발, 범선·여객선 등이 왕래하는 경관 연출, 요트와 수상스키, 모터보트 등 수상 스포츠 시설 배치 등 문화생태관광명소로 육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영산강의 수심은 나주 경유 부문인 동강대교-회진(17㎞) 구간 곳곳에 여울이 발달해 선박운항에 어려움이 있지만 저수로 굴착 및 준설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폭은 400-750m로 양호하고 수면 경사는 1/2만5천로 완만하다. 뱃길 복원 구간은 나주 회진에서 하구언까지 54㎞ 구간이 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건철 전남발전연구원 기획경영실장은 "영산강의 특성에 맞는 소형여객선이나 돛단배 등 특수선박을 건조, 운항토록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사포지구와 몽탄대교 지역에 대규모 주차장, 나루터, 주막·등대 등을 복원해 영산강의 옛 모습을 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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