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걸개그림 ‘세월오월’을 그린 홍성담(62) 작가가 세월호 참사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국가 권력의 병폐 등을 담은 소설 ‘난장’을 최근 출간했다.

홍성담 작가의 글과 그림이 담긴 소설 ‘난장’은 총 13장으로 구성됐다. 책의 주인공은 28세 오현주로, 민중을 도탄에 빠뜨리는 ‘검은손’과 한판 대결을 벌인다. 오현주와 검은손은 서로 쫓고 쫓는다. 그러던 중 오현주는 중랑천으로 뛰어내리는데 이때 물속에서 ‘투명하게 하얀’ 사람들의 행렬을 만난다. 바로 세월호 원혼들이다.

책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기술돼 있으며 작가 특유의 풍자와 해학이 가득하다. 청와대에서 마주친 주사기와 비아그라, 세월호 7시간의 이야기, 맹골수로에서 나와 청와대로 향하는 행렬 등 사실과 꾸며낸 진실이 자유롭게 뒤섞여 있다.

김종완 문학평론가는 “이 책은 이번 광화문 촛불혁명과 더불어 망각의 잠에 든 자들을 흔들어 깨우는 한 바탕 걸판진 굿판”이라며 “광장의 촛불은 노래와 춤과 그림과 이야기가 쉼없이 뒤섞여 어우러지며 마침내 어둠을 걷어냈다”고 평했다.

이와 함께 광주시립미술관은 홍성담 ‘세월오월’ 전시와 관련해 작가와의 만남 및 소설 ‘난장’ 출판기념회를 오는 10일 오후 4시 미술관 본관 제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먼저 오후 4시부터 미술관 본관 제1·2전시실에서는 홍성담 작가가 ‘세월오월’ 전시 출품작품들을 전시실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 홍성담 작가의 소설 ‘난장’ 출판기념회가 진행된다.

출판기념회에서는 홍성담 작가와의 질의 응답시간이 준비돼 있으며, 시인 김준태, 박관서, 나종영, 이도윤, 소설가 김형수, 김종완 문학평론가 등이 소설 ‘난장’ 이야기를 펼친다, 서만재, 코키토 준코의 기타연주, 인디언 수니의 노래 공연도 있을 예정이다.

한편, 저자 홍성담은 조선대 미술과를 졸업하고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광주 오월 민중항쟁 연작판화 ‘새벽’, 환경생태 연작그림 ‘나무물고기’, 동아시아의 국가주의에 관한 연작그림 ‘야스쿠니의 미망’, 국가폭력에 관한 연작그림 ‘유신의 초상’, 세월호 연작그림 ‘들숨 날숨’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오월에서 통일로’(청년사·1990년), ‘해방의 칼꽃’(풀빛출판사·1991년) 등이 있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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