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弄珠灘上魂欲消 獨把離懷寄酒樽(농주탄상혼욕소 독파이회기주준)
無限烟花不留意 忍敎芳草怨王孫(무한연화불유의 인교방초원왕손)
사랑 나눈 시냇가에서 임을 보내고
외롭게 잔을 들어 하소연 깊게 할 때
어쩌나 오지 않는 임 원망하게 하리라.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였을 것이다. 보내기 싫어 밤새워 이별주를 나누며 못 다 했던 정을 고루 뿌려줬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차오르는 정의 가시들을 한껏 여물게 여무지게 뿌려줬다. 그래도 남은 이별의 한과 정이 있었다면 고운 손수건에 담아 괴나리봇짐 속에 차곡차곡 담아 주면서 아쉽게 생각했다. ‘사랑을 나눴던 시냇가에서 그 임을 보내고, 외롭게 잔을 들어 깊은 하소연할 때’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어찌할거나, 오지 않는 임을 원망하게 하리라’(送人)로 제목을 붙여 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양양기생(양양 妓生)으로만 알려질 뿐 생몰연대는 알 수 없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사랑 나누었던 시냇가에서 그 임을 보내고 / 외롭게 잔을 들어 깊은 하소연할 때 // 피고 지는 저 꽃일랑 내 뜻을 몰랐으니 / 어찌할거나, 오지 않는 임을 원망하게 하리라’라는 시상이다.
위 시제는 ‘임을 보내고 나서’로 번역된다. 이별(離別)을 송별(送別)이라고도 했고, 송인(送人)이라고도 했다.
이별하기기 싫어 ‘이별’이란 글자를 만든 사람을 원망하기도 했고, 진시황은 왜 분서갱유할 때 이별이란 글자를 불태우지 않았는가를 원망하는 시적인 착상도 만난다. 이별은 여한을 만들어냈고, 이별은 사랑의 농도를 시험해 내는 시험대가 되기도 했다.
시인은 이별은 남성보다는 여인이었을 때 더 진한 감정을 시상으로 일구는 수가 많았다. 넘치는 정이 구구절절하여 감동을 받기에 충분했음을 알게 한다.
이별할 때 사랑을 나누었던 시냇가에서 임을 보내고 나서 외롭게 잔을 들어 깊은 하소연할 때를 생각해 내고 있다. 시적인 착상은 진한 감정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생각을 갖게 한다.
화자는 이별의 아픔을 한 잔 그릇에 담기는 너무 많아서 차마 한 잔 그릇에 모두 담기는 벅찼음을 느끼게 하는 시낭(詩囊)을 주무르고 있다. 그 때는 피고 지는 저 꽃들도 내 진정한 뜻을 몰랐으니, 어찌할거나, 오지 않는 임을 내 진정 원망하게 하리라고 했다. ‘인간’이었기에 사랑을 했고, 이별이 있었던 것은 당연했다 하겠다.
<시조시인·문학평론가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한자와 어구
弄珠: 연인과 함께 사랑을 속삭임. 灘上: 시냇가에서. 魂欲消: 혼이 다하고자 하다. 獨把: 홀로 잡다. 離懷: 이별의 회한. 寄酒樽: 술잔으로 기탁하다. // 無限: 한이 없다. 烟花: 봄철의 경치. 혹은 춘경. 不留意: 남아있을 뜻이 없음. 忍: 참다. 敎芳草: 방초로 하여금. 怨王孫: 왕손을 원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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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3 (화) 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