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목(81·사진 왼쪽) 전남대학교 심리학과 명예교수가 제자들의 학문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1억300만원의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13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최근 대학본부 5층 접견실에서 이근배 총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자들과 이종목 명예교수, 심리학과장 이혜진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전기금 기탁식이 진행됐다.

이종목 교수는 “제자들을 생각하면 늘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며 “이번 기부가 연구에 열정을 가진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기부는 퇴직 후 아내와 여행을 다니기 위해 모은 자금을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싶다는 결심에서 비롯됐다. 사별한 아내를 그리는 마음을 따뜻한 나눔으로 승화한 결단이었다.

앞서 2023년 이 교수는 퇴임 후 아내와 함께 꾸리기로 한 보금자리를 정리하며 그 수익을 심리학과 학생들을 위해 기부했고 이를 통해 아내의 이름을 딴 ‘정신자 행복장학금’이 조성됐다.

정신자 행복장학금은 효(孝)의 가치를 실천하며 학업에 힘쓰는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2023년에도 1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고인이 된 아내의 이름을 붙인 만큼 제자들에게 더 선한 영향을 미쳤으면 한다”는 그의 말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 교수와 제자들 간 끈끈한 유대는 이미 교내외에서 유명하다. 마라톤을 즐기던 그는 정년을 앞두고 100㎞ 울트라 마라톤 완주를 꿈꿨으나 목 디스크 악화로 도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심리학과 학생 50명이 2㎞씩 릴레이로 교정을 돌며 스승의 꿈을 함께 완주한 일화는 지금까지도 전남대 캠퍼스에 깊은 울림을 주는 감동적인 사연으로 회자된다.

이근배 총장은 “오랜 세월 제자들에게 헌신하고 퇴임 후에도 그 사랑을 실천으로 이어오는 교수님의 뜻에 깊이 감사하다”며 “기부금이 학생들의 학문적 성장에 실질적인 밑거름이 되도록 소중히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종목 명예교수는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삼성그룹 제일기획에서 부국장으로 근무한 후 1980년 전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부임해 30여년간 교육과 연구에 힘썼으며, 교무처장, 입학관리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대학 발전에도 기여해왔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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