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예 생태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스튜디오 연재’ 김시원 작가.

현재 광주에서 진행 중인 2025 공예주간의 흐름 한복판에는 ‘스튜디오 연재’가 자리한다. 공간 운영은 언니 김솔 대표가, 창작은 도예 작가 김시원이 맡고 있다.

청년 작가들의 협업 거점으로 기능하는 이곳은 이번 공예주간에서도 중심축 역할을 해낸다.

2025 공예주간을 앞둔 지난 12일 동구 동명동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스튜디오 연재’에서 김시원 작가를 만났다.

그는 이번 공예주간에서 작가로서뿐 아니라 협업 프로그램의 실무를 총괄하며 기획에도 함께하고 있다.

전시와 클래스가 이어지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김 작가는 “다양한 결이 모이면서, 지역 창작자 간의 관계망이 자연스레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작업실로 출발한 공간은 양림동을 거쳐, 2023년 동명동에서 ‘스튜디오 연재’로 새롭게 자리 잡았다.

양림동 시절 “들어가기 어려운 공간 같다”는 반응을 계기로, 공간의 문턱을 낮춰야겠다는 고민이 시작됐다. 이후 카페를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확장하면서, 지금의 연재는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됐다. 전시·클래스·창작 활동이 어우러지며 지역 공예 생태계의 거점 역할도 해오고 있다.

공예주간에서 연재는 ‘청년’을 중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도예, 꽃, 한지, 뜨개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청년 작가들이 연재를 매개 삼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에 맞는 기획을 고민하면서 다양한 작가들과 연결되기 시작했어요.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며 정보 공유와 상생이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졌죠.”

김 작가는 도예를 시작한 지 10년째다. 대학과 대학원 시절, 작업 방향을 두고 방황하기도 했지만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거치며 자신만의 기법과 조형 언어를 차근차근 다져왔다.

현재는 ‘균열’과 ‘시간성’을 키워드로 삼은 시리즈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는 이를 확장한 전시 프로젝트 ‘시간성·공간성·상성’ 3부작을 선보인다. 이달 말 열릴 ‘시간성’ 주제 전시에선 작가가 만든 도자기에 음향과 글, 퍼포먼스가 결합한 실험적인 작업이 펼쳐질 예정이다.

“온전해 보이지만 균열을 지닌 도자기를 통해 상처를 품은 채 빛을 내는 존재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완성이란 건 결국 그 부족함 속에 존재하는 거니까요.”

그는 공예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도 조언을 전했다. “트렌드나 예쁜 것에 휩쓸리지 않길 바라요. 중심축을 세우고 그 위에서 작업을 이어가는 게 중요해요. 그게 결국 지속 가능한 창작의 바탕이 되거든요.”

스튜디오 연재는 공예주간이 끝난 뒤에도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시뿐 아니라 글쓰기 모임, 공예 기반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연재가 하나의 플랫폼처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요. 이곳에서 시작된 연결들이 더 많은 가능성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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