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3년3개월 만에 다시 정권을 탈환한 이 대통령은 “명실상부한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며 “빛의 광장에 모인 사회 대개혁 과제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과 함께 국토균형발전을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이번 대선 기간 중 광주·전남 발전의 핵심 공약으로 총 14개를 제시했다. 광주와 전남은 모두 공약 7개를 각각 7대 공약으로 제시했다.

먼저 광주 7대 공약을 살펴보자. AI국가시범도시 조성, 민·군 통합 서남권 관문공항 조성, 대한민국 대표 모빌리티 도시 조성, 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시대, 영산강, 광주천 수변 활력도시 조성사업, 국가 초고자기장연구인프라 구축, 서남권 메가시티 조성이다.

다음은 전남의 7대 공약이다. 공공의대 설립, 여수석유화학 대전환, 해상풍력·영농형 태양광 집중 육성, 신재생에너지 허브 미래 첨단전략산업 클러스터 조성, 동북아대표 관문공항 육성·초광역 교통망 확충, 미래 농수축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남해안 글로벌 해양·관광·문화 허브 조성 등이다.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는 두 지역 최대 현안인 점을 감안해 광주와 전남의 공통 공약으로 채택됐다. 광주의 공약 1호는 AI국가 시범도시, 전남은 의대 설립이다.

전북 7대 공약은 2036년 전주하계올림픽 유치, K-컬처 메카 육성, 첨단전략산업 육성, 신산업 테스트베드 구축, 새만금 RE100(재생에너지 100%) 국가산업단지 조성, SOC 조기 완성, 대한민국 농생명산업 수도 육성, 금융특화도시 조성 및 공공의대 신설, 사통팔달 교통·물류 전북광역권 인프라구축, 탄소중립 선도 미래도시 조성 등이다.

호남은 이번 대선에서 득표율 84.43%(광주 84.77·전남 85.87·전북 82.6%)의 압도적 지지로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김문수 후보보다 265만4천300여표 앞선 호남 득표차의 몰표가 결정적이었다. 경상도 인구가 호남권(492만)에 비해 753만 여명이나 많은데도 양 후보의 경상도 지역 표차 200만표 보다 더 많고, 3곳(서울·경기·충청권)을 합한 후보 간 격차표 186만표 보다 높은 수치다.

호남은 지난 대선 당시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에 압도적 몰표를 준 대가로 윤석열 정부에서 인사와 예산에서 큰 차별을 받았다. 보수정부에서 퇴보한 인사와 예산을 복원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다.

민주당도 선거 때마다 호남에 표를 원했지만 막상 선거가 끝나면 지역민들에게 불만과 안타까움을 남겼다.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자부하며 일편단심 지지해 왔지만, 현실은 오히려 소외와 정부 정책의 실질적 이익 면에서 손해를 봤다는 견해와 평가도 다수 존재한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호남이 민주당과 새 정부에 요구하고, 노력해야 할 방안으로 첫째, 광주시와 전남·북은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 채택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각 시·도에 ‘전담 조직’을 꾸려야 한다. 본청(전담 팀)과 중앙(서울 파견팀)은 해당기간 동안 국정과제 채택 노력뿐만 아니라, 향후 지속적인 추진과 진척 관리가 필요하다.

둘째, 정부에 호남 예산 복원과 인재 등용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뒤처진 인사와 삭감된 예산에 대해 지역 안배를 감안한 균형 있는 인사와 예산을 복원해야 한다. 무늬만이 아닌 대통령실 실장·수석·비서관급과 정부 부처의 장·차관은 물론 실·국장급 등 실질적으로 정책 결정권이 있는 핵심 보직자리에 호남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등용해야 한다.

셋째, 지자체(시·도) 공무원들의 반성과 업무역량 향상을 위한 노력도 절실하다.

모두가 다 그렇다고 볼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대통령실과 중앙 부처 공직자들이 바라보는 전라도와 경상도 공무원들의 평가다. 경상도의 경우 철저한 연구와 사전 준비를 통해 브리핑을 하고 수주를 위한 노력을 하지만, 전라도는 사전 준비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정부·국회·정치권을 찾아 읍소만 하는 경향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향후 이런 문제에 대해 깊은 인식과 개선을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무늬만 공약으로 끝날 경우 또다시 ‘호남을 도구화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대선 광주 유세에서 지역의 핵심 현안들을 직접 주도하며 챙기겠다고 했다. 단순한 보상과 배려가 아닌 호남을 국가발전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아야 한다.

호남은 어려운 고비마다 대선에서 몰표로 민주당을 지켜냈다. 이젠 민주당도 호남을 지켜야 한다. 핵심 현안에 대해 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