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부서별로 연간 정책·사업을 점검하는 성과관리 제도가 주먹구구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광주 5개 자치구의 경우 자체 조례와 상위법인 정부업무평가 기본법에 명시된 평가 결과 공개 실태가 제각각인 것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로 동구는 관련 규칙에 근거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료는 2013-2015년 뿐이었다. 북구는 ‘탁월’·‘우수’·‘보통’·‘미흡’ 등으로 등급에 대한 요약만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서구는 그동안 외부에 공개하지 않다가 올해 들어 처음 홈페이지에 내용을 실었으나, 북구와 마찬가지로 우수 부서 명단 나열에 그치고 있다. 반면, 남구는 사업 내용과 실적, 문제점과 대책, 평가 의견과 총평 등을 담아 시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광산구는 2023년부터 추진 개요, 실적, 자체 평가, 향후 계획 등을 정리한 성과평가서를 올려놓았다.

성과관리는 정부업무평가 법률에 따라 매년 자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민간 중심의 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사나 포상, 정책 개선 등에 활용된다. 하지만 일부 자치구에선 말그대로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제도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으며, 주민의 알권리 보장에 위배됐다. 각 조례나 상위법에 공개 의무만 둘뿐 구체적인 범위가 규정돼 있지 않아 발생한 사안이다. 법적 근거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단순한 행정 점검이 아니라 주민에게 정책 집행 결과를 설명하고 평가받는 과정이다. 부서별 사업 추진과 실적, 그리고 문제점까지 공유하는 게 순리다. 등급만 알리는 것도 면피성이다. 자고로 비판과 지적까지 가감없이 수용해야 궁극에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기초단체 사무는 특히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만큼 관심이 많은데도 충분히 소통하지 않는다면 신뢰는 멀어진다. 책임 행정을 망각해선 안 된다. 모든 업무를 투명하게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잘하는 일은 마땅히 칭찬받고, 못하는 일은 더 노력하면 된다. 성과관리는 해마다 올곧이 평가받고 상세히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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