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대선공약으로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광주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기정 시장은 국가AI컴퓨팅센터 입지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도 기자회견을 통해 읍소했으나 선택받지 못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에 단독 응찰한 삼성SDS 컨소시엄이 해남 솔라시도 일원을 부지로 낙점한 것이다. ‘경천동지(驚天動地)’라고 했던 글로벌 선도기업의 오픈 AI와 SK그룹의 데이터센터 유치에 이어 민관 합작 2조5천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까지 손에 쥔 전남도는 에너지 거점 신도시 조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 AI연구원 설립, AI 집적단지 지정을 통해 명실상부한 인공지능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지난 5년 간 4천300억원의 AI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6천억원 수준의 2단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라는 성과를 발판으로 컴퓨팅센터에 총력전을 펼쳤는데, 무위로 끝났다. 중대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수도권 일극체계를 깨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역점 추진하고 있는 시대적 과제인 ‘5극3특’ 전략도 마찬가지다.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광주·전남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선도모델로 삼아 속도를 낼 방침이지만 직·간접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한뿌리라는 호남권 역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도는 메가시티 경제동맹 강화를 위해 국가컴퓨팅센터 등 초거대 AI 인프라 공동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했었다. 앞으로 상생 협력이 가능할지 의문을 더한다.

KT와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등이 참여한 삼성SDS 컨소시엄은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부지에 컴퓨팅센터를 구축한다. 대한민국 AI 3강 도약을 위한 큰 그림이다. 반대급부로 광주에도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하겠다. 2028년 말 개설을 목표로 한 전남의 국가AI컴퓨팅센터와 이미 운영 중인 광주의 국가데이터센터를 유기적으로 결합,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인력과 시설, 연구개발등 협업체계로 AI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인 광주의 활로를 모색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광주시는 긴급 비상회의를 개최하고 재고를 요청하는 각계의 의지를 담은 입장문을 더불어민주당에 냈다. 신뢰의 문제다. 정부와 여당은 무거운 책임으로 속히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을 기대했으나, 아니었다. 지역사회의 실망감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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