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3(목)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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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와 지방의회, 정부 고위직 등에서 여성 비율이 점차 늘고 있지만 여전히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성별분업적 문화와 가부장적 정치·사회구조의 문제다. 기업의 승진제도와 정당의 공천구조가 여성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의 의사결정 구조 참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인구의 절반이 여성인데 의회와 행정부, 지방정부, 기업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면 그 사회의 민주주의는 절반만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여성 리더십은 단순히 ‘여성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차원이 아니라 ‘다양성을 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 리더십은 협력과 돌봄, 관계적 사고를 강조하며, 갈등을 조정하고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낸다. 특히 돌봄, 환경, 교육, 복지와 같은 삶의 문제들이 정치·사회의 핵심 의제로 떠오른 오늘날, 여성의 경험과 관점은 공공정책에 개혁을 불어넣는다. 여성의 대표성은 단순한 수적 불균형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완성도를 가늠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정책이든 중립적인 정책은 없다. 누가 만들고, 어떤 경험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정책의 수혜자가 달라진다. 출산휴가, 돌봄 서비스, 여성 노동, 지역사회 복지정책 등은 여성의 목소리가 있어야 현실을 반영해 설계된다. 여성의 경험이 정치로 진입하지 못하면 정책은 늘 보조적 수준에 머물고 만다. 여성의 시각이 제도에 반영돼야 사회적 약자의 현실이 보이기 시작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간다. 여성의 정치참여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제도적 민주주의가 튼튼하고 거버넌스가 좋은 국가들이 여성 대표성도 높고 부패도 낮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존재하고, 성평등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출산율과 고용률, 행복지수가 높다고 한다.
성평등은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의 정착을 이끄는 동력이다.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이 확대될수록 사회는 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이는 결국 모든 구성원에게 이익이 되는 변화로 이어진다. 경제인협회 관계자들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처럼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녀를 가진 여성인력 일자리의 유지와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근로시간 유연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근로환경 조성과 가족 돌봄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는 사회전반의 인식변화와 함께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가능하다. 정치는 단지 국회나 지방의회에서 벌어지는 제도적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삶과 직결된 공공의 문제를 논의하고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다. 여성의 정치 참여는 단순한 대표성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반의 권력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이며, 여성의 정치적 발언권 확대는 성차별적 문화와 구조를 바꾸는 동력이다. 여성 정치인은 돌봄, 교육, 복지, 성평등, 노동권 등 기존 정치에서 소외된 영역을 의제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여성의 의사결정권이 강화될수록 여성폭력, 임금격차, 돌봄노동, 불평등 등의 문제가 공론화된다. 여성의 정치참여가 활발해지면 정책이 가족·지역·사회복지 등 생활정치 중심으로 변화하며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결정이 증가한다. 이런 점에서 여성의 정치참여와 의사결정권 확대는 민주주의 심화와 사회 정의 실현의 필수 조건이다.
2026년은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아울러 각 정당에서도 여성의 정치참여와 의사결정권의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공천제도를 개선해주길 바란다. 여성의 정치참여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재설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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