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카페 모무스 거리, 젊은 예술가들의 다락방 아지트…. 19세기 파리 라틴지구를 배경으로 보헤미안 청춘들의 열정과 고단한 삶을 진솔하게 담아낸 오페라 공연이 광주에서 펼쳐진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은 오는 5일과 6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제20회 정기공연으로 낭만 오페라 푸치니의 명작 ‘라 보엠’을 선보인다.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과 우정, 꿈과 자유를 서정적 감성으로 풀어내며 올겨울 가장 따뜻한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라 보엠’은 ‘내 이름은 미미(Mi chiamano Mimi)’,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 ‘오 아름다운 아가씨(O soave fanciulla)’ 등 주옥같은 아리아가 극 전반을 수놓는 작품이다. ‘토스카’,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 3대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무대는 표현진 연출의 해석이 돋보인다.

젊은 푸치니가 실제로 겪었던 가난과 열망을 바탕으로 네 청춘이 머무는 다락방을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닌 ‘꿈과 예술이 자라나는 청춘의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눈 내리는 모무스 거리, 따뜻한 다락방의 온기, 마지막 순간 로돌포의 절규까지. 이번 무대는 1830년대 파리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면서도 생동감 있게 그려내 ‘라 보엠’ 특유의 현실성과 낭만을 동시에 전한다.

지휘는 푸치니 해석의 대가로 알려진 마에스트로 마르첼로 모타델리가 맡는다. 푸치니 음악의 서정성과 극적 긴장감을 섬세하게 이끌어내며, 보헤미안 청춘 4명의 감정선을 정교하게 완성할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 라인업도 눈길을 끈다. 미미 역에는 소프라노 홍주영과 김희정, 로돌포 역에는 테너 김요한과 강동명이 출연해 애틋한 사랑의 이중창을 선보인다. 마르첼로 역은 바리톤 공병우와 서진호, 무제타 역은 소프라노 윤현정과 김영은, 쇼나르 역은 바리톤 안환과 김희열, 콜리네 역은 베이스 박기옥과 최승필, 파피뇰 역은 테너 이요한이 맡는다.

여기에 광주시립합창단과 (사)카메라타전남, 광주CBS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해 풍성한 하모니를 완성한다.

최철 광주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광주라는 도시의 정서를 담아 만들어낸 ‘광주만의 라 보엠’이다”며 “청춘의 빛과 그늘, 그 솔직한 감정을 음악으로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공연은 5일 오후 7시30분, 6일 오후 3시 두 차례 열리며 V석 12만원, R석 8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C석 1만원이다.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과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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