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 대촌동은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겨울철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8일 오후 대촌동 한 주민이 연탄불을 갈고 있다./김애리 기자·조영권 인턴기자

“올 겨울은 더 혹독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힘드네요.”

8일 오후 1시께 광주 남구 대촌동 한 주택의 주민 박모(70대)씨는 보일러를 열어 회백색의 연탄을 꺼낸 후 새것으로 교체하며 이 같이 말했다.

40년 넘게 이 집에서 살고있는 박씨에게 연탄은 매년 날이 추워지기 전부터 찾고 준비하는 ‘생필품’이다.

이는 대촌동이 가스관이 없어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에 박씨의 집 인근에 거주하는 이웃들 대부분 주로 연탄을 통해 난방을 한다는 게 남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씨는 “언제부턴가 등유 보일러를 쓰는 이웃들이 하나둘씩 생겨 나도 고민해 봤다”면서도 “설치하는 데 드는 돈과 유지 비용이 부담돼 계속 연탄을 떼고 있다”고 말끝을 흐렸다.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이들을 위해 대촌동 행정복지센터는 최근 ‘사랑의 연탄 나눔’ 행사를 가졌고, 박씨에게 연탄 200장을 전달했다.

당시 전달된 연탄은 보일러가 있는 마당 앞에 켜켜이 쌓여 있었는데, 이를 보고도 박씨의 마음은 걱정이 앞섰다.

박씨는 “하루 평균 연탄 8장을 떼는데, 당분간은 기부 물품과 쿠폰을 통해 받은 것으로 충당할 수 있다”면서도 “이게 다 떨어지면 직접 구매해야 하는데, 올해 연탄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토로했다.

연탄 가격이 오른 건 지난해 광주·전남에서 하나 뿐이었던 연탄공장 남선연탄이 폐업함에 따라 판매 업체들이 수급처를 전주 등 거리가 먼 타지역으로 옮긴 것 등이 영향을 끼쳤다.

이로 인해 운송비와 인건비 등이 붙으면서 남선연탄 폐업 전 한 장에 800원 안팎이었던 연탄 가격은 1천원 이상으로 뛰었다.

이 같은 부담은 박씨만 느끼고 있는 게 아니었다.

동구 월남동 주남마을에 15년째 거주 중인 이모(70대)씨는 “연탄 가격이 이렇게 한 번에 많이 오른 건 처음”이라며 “날이 추워 평소보다 많이 떼게 된다면 5만원 이상은 더 나올 것 같아 이웃들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구 신안동 주민 박모(70대)씨도 “가격도 부담인데 멀리서 오는거다 보니 정말 필요할 때 구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진 않을지 걱정”이라며 “연탄을 쓰는 집이 계속 줄고 있다지만, 아직까지 누군가에겐 유일한 난방 수단”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렇듯 연탄 가구들은 여느 때보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불경기의 영향으로 광주에선 이달 중 예정된 나눔 봉사가 2건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암울함만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연탄은행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연탄 가구들의 생계에서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기 마련”이라며 “취약계층들이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밝혔다./서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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