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광주가 또 무너졌다.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매몰된 노동자 4명 모두가 안타깝게 희생됐다. 구조 작업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경찰 수사가 본격화했다. 부실 시공에 따른 구조적 취약성이 원인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도 ‘인재(人災)’에 무게가 실렸다.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있던 2층 옥상에서 철제 시설물이 갑자기 끊어지며 순식간에 지하층까지 연쇄적으로 덮쳤다. 경찰은 원청사인 구일종합건설을 비롯해 6개 업체를 압수수색했으며, 증거 자료와 관계자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지대가 없는 공법으로 시공하면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여부를 집중 확인하고 있다.

주민 집단 민원으로 폐쇄된 혐오 시설을 활용한 광주대표도서관 조성 사업은 시공사 부도 뒤에 악재가 이어졌다. 지하 2층 지상 2층의 연면적 1만1천286㎡ 규모로 516억원을 투입, 소멸·갈등의 공간에서 소생·희망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상무 복합문화커뮤니티타운 선도 사업이지만 한차례 연기된 내년 하반기 개관도 불투명하다.

시민들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형 참사가 반복되면서 할 말을 잃어버렸다. 정확한 원인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까지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계속 희생자는 생겨나고, 유가족의 슬픔은 커지고 있다.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중대재해의 연속이다. 광주시는 관리 감독체계에 대해 점검하고 혁신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관련 매뉴얼을 전면 개혁해야 한다.

2021년 6월 동구 학동 철거 건물이, 2022년 1월엔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가 붕괴돼 다수가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광주대표도서관 현장 또한 비슷했다.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콘크리트에서 나온 철근들은 얽히고설킨 실뭉치처럼 힘없이 휘고 늘어져 참혹한 모습이다. 일터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더 이상 허망한 죽음을 방치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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