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이 지난 13일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현장에서 마지막 실종자 수습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버지 생신 날 통화가 마지막이었어요.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더 자주 연락했을텐데….”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나흘째인 14일 오후 2시께 광주 광산구 한 장례식장 내 빈소에서는 흐느끼는 소리만 간간히 들릴 뿐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울 만큼 적막했다.

빈소 밖 복도에서도 낮게 읊조리는 기도 소리와 아이들의 속삭임만이 간간이 스쳤다.

해당 빈소에는 사고 현장에 매몰됐던 4명 중 가장 마지막에 수습된 고(故) 김모(50대)씨의 영정이 모셔져 있었다. 영정 앞에 선 조문객들은 말을 잃은 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고인과 20여년간 현장에서 함께 일해 온 의형제 김모(60대)씨는 “변을 당한 김씨는 원래 광주 도시철도 2호선 현장에서 배관 공사를 맡고 있었다”며 “도서관 공사 현장에 나가기로 했던 작업자가 몸살 기운으로 빠지면서 그날 급하게 대신 투입된 걸로 안다”고 애통해했다.

그는 “동바리 시스템은 어느 현장에서나 기본인데, 이곳에선 특허 공법을 썼다고 들었다”며 “30년 가까이 현장을 다녔지만 이런 방식은 처음 본다. 시간 때문인지 인력 때문인지 모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조문객을 맞이하던 고인의 사위는 “장인어른은 평생 현장을 떠나지 않던 분이었다. 주말마다 손주들 데리고 나가 놀아주시고, 가족을 정말 많이 챙기셨다”며 “저희가 장인어른께 많이 의지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전했다.

한쪽에서는 딸이 조용히 울고 있었다.

고인의 딸은 “아버지 생신이 8일이었는데, 그날이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몰랐다”며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더 자주 연락드렸어야 했다. 너무 후회된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정치권과 관계기관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양부남 국회의원은 조문 뒤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당 차원에서도 살펴보겠다”며 연락처를 남겼다.

시·구·시공사 관계자들도 빈소를 찾아 장례 절차 지원을 약속했다.

/윤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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