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이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잿빛 산림을 생명력 넘치는 ‘탄소저장숲’으로 탈바꿈시키며 전화위복의 모범 사례를 쓰고 있다.

16일 함평군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대동면과 신광면 일원을 덮친 대형 산불의 상처를 치유하고,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산불 피해지 신속 복원 및 개선 기본계획’을 수립, 대대적인 산림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앞서 지난 2023년 4월 대동면과 신광면 일원에 발생한 산불은 641㏊의 산림을 앗아가며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군은 단순한 조림을 넘어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의 생태적 가치를 높이는 기회로 삼기 위해 체계적인 복원 로드맵을 마련했다.

우선 훼손된 산림의 생태 기능을 빠르게 회복시키기 위해 지난해 부터 총 4단계에 걸친 연차별 인공 조림 사업에 착수했다.

올해 12월까지 국·도비 등 약 16억원을 투입해 피해 임야 173㏊에 단풍나무, 산딸나무 등 경관과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4개 수종 21만1천565그루를 식재했다.

이는 삭막해진 산림에 다시 푸른 숨결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토양 유실 방지와 수원 함양 기능 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동제 생태공원 일원에 조성되는 ‘탄소저장숲’이다.

군은 산림청 주관 ‘2025 기후대응 도시숲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확보한 국비 15억원을 포함, 총사업비 30억원을 투입해 대동제 인근 3㏊ 부지를 기후 위기 대응의 전진 기지로 만든다.

이곳에 조성될 탄소저장숲은 미세먼지 발생원과 생활권 사이에 숲을 조성해 오염 물질을 차단하고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군은 탄소저장숲이 완공되면 연간 약 23.67t의 탄소 흡수와 0.05t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화마가 할퀴고 간 자리에 다시 나무를 심는 것은 단순히 숲을 복원하는 것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약속”이라며 “이번 탄소저장숲 조성이 기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녹색 도시 함평’을 만드는 마중물이 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함평군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사후 관리를 통해 식재된 나무들의 활착률을 높이고, 남은 단계의 복원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함평=기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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