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30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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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지출과 국가부채
김일태
전남대 교수

  • 입력날짜 : 2020. 09.22. 17:48
지난 3월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선언한지가 6개월이 지났지만 진정과 확산을 반복하고 있다. 그간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 3천만여명, 사망자 95만여명을 넘고 있으며 백신의 3상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지만 승인까지는 빨라야 연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도 8월 중순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확산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고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의 전망치가 1.1%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힘든 경제상황에서 정부는 4차 추경을 서두르고 있다. 4차 추경에서 2차 재난지원금은 소비 진작의 보편적 지급보다는 피해가 심각한 업종이나 계층의 맞춤형 지원에 초점을 두었다. 이것은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영업 제한으로 소비 둔화에 따른 매출 하락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지금까지 세 번의 추경과 4차 추경으로 인해 급격한 재정지출과 향후 경기회복을 위한 경제활성화 조치가 예상되어 재정적자는 늘어날 것이고 국가부채도 증가한다. 국가부채는 재정건전성의 미흡으로 국가의 신용 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정치적 리스크에 봉착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경제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여 국가부채비율이 낮은 편으로 나라 빚에 의존하는 재정지출형 구조보다는 1,800조원(2019년 기준)이 넘는 주택관련 가계대출과 자영업자 대출 등 가계 빚에 의존하는 민간소비형 구조이다.

어느 국가나 재정지출의 효과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의 관계는 큰 논쟁거리이다. 재정지출은 특히 통화정책의 여력이 충분하지 못할 때 세금 감면에 비해 큰 승수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재정적자의 증가를 가계소비의 감소로 상쇄하여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또한 잠재적 성장률이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상황에서 재정지출을 통한 총수요 활성화하려는 조치는 대규모의 재정적자를 기록하여 부채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여 재정건전성의 우려가 있는 것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18년 35.9%, 2019년 38.0%, 코로나19 사태 대응의 추경으로 2020년 44.8%로 예상하고 있으며 지난 3년간 8.9% 포인트 넘게 상승할 것이다. 또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2021년 47.8%, 2022년 49.1%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도 2000년 초반까지도 국내총생산의 2%에 해당하는 재정흑자가 있어 왔지만 재정적자로 전환되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불평등의 대가(Price of Inequality)’에서 재정적자의 큰 요인으로 2001년부터 세금인하정책, 전쟁비용(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노인 의료보험의 의약품 혜택, 글로벌 경기 대침체로 인해 재정적자를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국가부채비율도 2008년 35.2%에서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98.2%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재정지출은 늘어나지만 경제성장율 하락으로 조세수입이 감소하여 국채발행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적자와 수요 부족의 경기침체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국채 발행을 통해서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저출산과 고령화, 감염병과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 확충, 일자리 창출 등 미래 투자로 경제성장을 통해서 조세수입을 늘려 국가부채를 줄이는 경제활성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정책의 계획에 대해 스티글리츠는 ‘끝나지 않은 추락(FREEF∀LL: America, Free Markets, and the Sinking of the World Economy)’에서 7가지 원칙으로 “첫 번째는 신속해야 한다. 두 번째는 효과적이어야 한다. 세 번째는 국가의 장기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네 번째는 투자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다섯 번째는 공정해야 한다. 여섯 번째는 위기에 따른 단기적인 응급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일곱 번째는 경제활성화 조치는 실업을 겨냥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들 원칙은 상충되기도 보완적이기도 한다”라고 제시하였다. 이런 점에서 단기적인 처방은 첫 번째, 두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에 초점을 두고 중장기적 처방은 세 번째와 네 번째에 중점을 두면서 7가지 원칙에 충실한 재정지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이번 추경은 재난 위기의 단기적 처방으로 정치적 의사결정과정에서 시차가 있기 때문에 돈을 빨리 투입하는 신속성이 필요하고 지출한 모든 돈이 소득 증가로 소비지출이 증가하여 총수요가 추가적으로 증가하는 승수효과가 큰 부문에 지출해야 한다. 그리고 매출 감소로 임대료를 지불하기 힘든 피해 업종의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에게 공정하게 단기적인 응급사태를 해결하도록 집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경기회복은 재난지원 조치의 방식, 내용과 규모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통신비 지급은 효과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통신비 지급은 보편적 성격을 띠지만 대기업으로 단순 이전되는 형태이고 소액의 가처분소득 증가로 승수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은 재난 위기로 인한 일시적으로 고통 받는 계층들의 피해 격차를 줄여 주는 방향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이며 공정하게 시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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