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8(금)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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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7시30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 극장2에서 열린 광주시립오페라단의 콘체르탄테 ‘토스카’는 비극 오페라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공연은 원작을 충실하게 축약한 총 3막 90분 구성으로 진행됐다. 단 하루동안 펼쳐진 이야기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서사적 전개가 펼쳐졌다.
연출가 김지영이 예술감독과 연출을 맡았고, 최승한 연세대 음악대학 명예교수의 지휘 아래 클랑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날 무대에는 토스카 역에 소프라노 김라희, 카바라도시 역 박기천, 스카르피아 역 양준모가 나섰다.
푸치니 3대 오페라 중 하나인 ‘토스카’는 프랑스 대혁명 이후 나폴레옹 전쟁 시대 로마를 배경으로 한다. 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주인공 토스카와 연인 카바라도시의 사랑,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비극을 다루고 있다.
이야기는 1800년 로마의 한 성당에서 시작된다. 화가 카바라도시는 자신의 연인 토스카를 떠올리며 아리아 ‘오묘한 조화’를 노래한다. 카바라도시는 자신을 찾아온 탈옥한 정치범 안젤로티를 숨겨주고,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낀 토스카는 그의 바람을 의심한다.
안젤로티를 쫓던 경시총감 스카르피아가 나타나 카바라도시에게 안젤로티의 행방을 묻지만, 그의 입은 굳게 닫혔다.
토스카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던 스카르피아는 그녀의 질투심을 부추겨 카바라도시의 뒤를 밟게 한다. 이때 스카르피아는 토스카에 대한 욕망을 노래하는 ‘테 데움(주 찬미가)’을 부르며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광주시립합창단과 광주CBS소년소녀합창단의 화음이 만들어낸 1막 피날레는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이윽고 스카르피아의 부하가 카바라도시를 잡아오고, 그를 인질로 안젤로티가 어디 숨어있는지 추궁한다. 그의 연인이 계속되는 고문에 시달리자 이를 참지 못한 토스카는 결국 안젤로티의 행방을 실토하고 만다.
그때 나폴레옹 혁명군이 승리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카바라도시는 ‘복수의 새벽이 왔다’며 환호하고 이에 분노한 스카르피아는 그를 처형할 것을 명령한다.
슬픔에 젖은 토스카에게 스카르피아는 음흉한 속내를 드러내며 접근한다. 극한의 상황 속 토스카가 부르는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는 탄탄한 가창력에 가슴 절절한 가사로 관람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노래가 끝난 뒤 토스카는 스카르피아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그에게 카바라도시와 함께 로마를 떠날 수 있는 통행증을 요구한다. 그러나 식탁 위 칼을 본 토스카는 스카르피아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자 그를 찔러 죽이게 된다.
마지막 장은 안젤로 성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총살형 집행을 기다리는 카바라도시 앞에 토스카가 나타나 가짜 사형 집행이 될 것을 알려주고 죽는 시늉을 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는 스카르피아의 거짓말이었다. 카바라도시는 결국 총탄에 맞아 죽고, 스카르피아의 부하들이 토스카를 체포하러 달려들자 결국 그녀는 성벽 아래로 뛰어내리며 극은 마무리된다.
세 명의 주인공 모두 비극적 죽음을 맞이하며 결말을 장식했지만, 공연 내내 푸치니 특유의 극적이고 매력적인 멜로디가 극의 아름다움을 더했다.
다만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무대 양 옆으로 설치된 번역 자막은 오타나 어색한 화법, 대사를 한 등장인물이 아닌 다른 이름을 표기하는 등의 오류로 인해 극의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다.
관객 대다수가 자막으로 작품 내용을 이해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한글 자막의 완성도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출연자들의 뛰어난 가창력과 공들인 연기, 밀도 있는 음악 구성은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섬세한 표현력과 연극적 요소를 잘 녹여낸 매력적인 오페라 무대였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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