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부터 2년간 전국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트 케어)이란 돌봄이 필요한 노인과 장애인 등의 지역주민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와 함께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독립생활 지원이 통합적으로 확보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을 말한다. 소위 ‘정든 마을에서 건강하고 존엄하게 살아가며 나이 들어가기’라는 자연스럽지만 결코 실현이 쉽지 않은 사회서비스 체계이다.

영국은 1980년대에 28개 지역에서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3년간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다양한 모델을 마련한 이후 ‘커뮤니티케어법(National Health Service and Community Care Act 1990)’ 제정하였다. 1993년 커뮤니티 케어법 시행과 함께, 사례관리 체계가 도입되었다. 지방정부 사회서비스국에 소속된 사회복지사는 사례관리자로서 개인의 서비스 욕구를 사정하고, 다양한 서비스 공급자를 파악하여, 적절한 서비스를 구매·계약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에 있어 지방정부의 서비스 제공 기능보다는 욕구사정부터 계획수립, 조정, 구매 등에 이르는 서비스 ‘관리’의 역할이 강화되었으며, 사회서비스의 민영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지역사회의 보건복지통합을 위해서 1995년부터 1999년까지 보건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며,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을 진행하였으나, 전국사업으로 확대되지 않고 시범사업에 그치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번 지역사회 통합 돌봄사업은 핵심 인프라 확충단계-제공기반 구축단계-보편화 단계로 확장모델을 추구하고 있어 그 기대가 크다.

올해 광주광역시 서구는 노인 통합 돌봄 선도사업에 선정되었다. 노인편의주택 개보수 지원사업, 맞춤형 영양음식 지원사업, 가사간병 방문도우미 플러스 사업,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 모니터링 및 성과평가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체계를 활성화시키고 활력을 불어넣은 방법이 운영체계의 참여성과 민주성이다.

이를 위해 동주민센터에서 의뢰된 복합적 욕구를 가진 대상자에 대한 종합적 사정, 심층 사례관리 및 서비스 연계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지역사회케어 회의’가 상시 운영되어야 한다. 운영기구의 구성은 ‘사례’와 ‘사람’을 중심으로 대상자의 독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가와 보건소, 건강보험공단 등의 기관 등도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노인을 위한 지역사회 통합 돌봄서비스의 다양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노인이 자주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외로움이다. 특히 노인의 의료적, 요양 질환을 중심으로 한 돌봄 서비스는 서비스 제공자와 노인간에 인증된 케어서비스는 제공될 수 있지만 사람중심의 감성대화는 어렵다. 최근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독거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존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독거 어르신의 ‘감성대화’ 기능 사용 비중이 일반인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고 한다. 이처럼 ‘감성대화’ 기능 이용 비율이 높은 이유로는 독거 어르신들이 AI스피커를 ‘의인화’해 외로움을 달래기 때문이라는 분석결과를 주목해야 한다.

결국 노인을 위한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충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은 지역주민의 공동체 정신이다. 마을의 건강한 노인이 돌봄 노인의 가정을 방문하여 말벗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일자리 연계사업, 동네이웃의 소식을 가득 안고 방문하는 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의 방문활동, 돌봄 노인의 생애를 중심으로 한 자서전 만들기 활동 등을 통해 ‘의인화’ 수준을 극복한 이웃과 감성대화의 장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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