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테풍 '매미'는 중심기압과 풍속, 강도 등 그 위력을 측정할 수 있는 각종 부문에서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태풍 매미는 초속 15m의 풍속이 미치는 반경이 300㎞이상∼500㎞미만으로 '중형급'이지만 지난 59년 9월 15일부터 4일동안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 '사라'보다는 한 단계 아래지만 강도나 중심기압, 풍속 등 주요기록면에서는 한 수 위였다.
태풍의 위력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수치인 최저기압에서 매미는 통영에서 954헥토파스칼로 지난해 '루사'가 갖고 있던 2위 기록 970과 사라가 남해안에 상륙해 부산을 강타하면서 기록한 952의 1위기록을 모두 제쳤다. 더구나 첫 상륙할 때인 12일 오후 7시51분 여수에서 956.5, 오후 8시50분 통영에서 954.0, 오후 9시37분 마산에서는 959를 기록했으며, 내륙에 상륙한 뒤에도 950대의 막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를 관통, 피해를 키웠다.
또 지난 12일 제주도를 강타하면서 최대순간풍속 최고치도 경신했다. 이날 오후 4시10분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 수월봉 기상대에 설치된 풍속계에서 초속 60.0ｍ를 기록, 지난 2000년 8월31일 태풍 '프라피룬'이 흑산도에서 기록한 전국 최대순간풍속이었던 초속 58.3ｍ를 뛰어넘어 지난 1904년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최대순간풍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23년 제주지방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강한 바람이었던 '루사'가 지난 2002년 8월31일 기록한 56.7ｍ보다 강했다.
한편 광주지방기상청은 아직 태풍 발생건수가 연평균 30개에 미치지 못했고 9~10월 등 기간이 남아있어 1~2차례 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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