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 기도가 계속되고 있다. 그 정점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임명 강행과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다. MBC 민영화와 KBS를 완전히 장악할 날이 멀지 않았다. 역대 보수정권들도 언론 장악을 시도했고, 그때 마다 언론노조와 야권,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혀 생각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로부터 교훈을 얻은 것일까?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은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언론윤리위원회법’을 제정했고, 이에 맞서 1964년 8월 한국기자협회가 창립돼 이 법의 시행을 보류하게 만들었…2024-08-29 19:39

새까맣게 탄 얼굴에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개구쟁이들과 만났다. 보기만 해도 귀여워 웃음이 절로 나오는 아이들에게 여름방학에 무엇을 했는지 이야기를 들었다. 하루 만에 얼굴이 까맣게 탔다며 손가락으로 자랑스럽게 브이를 그리는 아이, 물놀이를 신나게 한 이야기에 눈빛이 초롱초롱한 아이, 야구 경기 보러 다녀온 후 캐치볼이 너무 재미있어졌다는 아이, 모두 저마다 지낸 방학 이야기를 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에 어찌나 귀엽던지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래, 그렇게 모두 그을린 얼굴로 건강하게 웃어줘서 정말 고마워 얘들아…2024-08-28 19:36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더치 페이(Dutch pay)라는 단어는 네덜란드인을 나타내는 더치(Dutch)와 지불하다라는 뜻의 페이(pay)의 합성어로 각자 본인의 몫 만큼 계산해 지불하는 거래 방식을 말한다. 원래 네덜란드에서는 더치 트리트(Dutch treat)라고 했는데, 17세기 네덜란드가 동인도 회사(東印度 會社·East India Company, EIC)를 설립하면서 영국과 식민지 문제로 서로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때 영국인들이 네덜란드 상인들의 독특한 지불 방식을 비하하기 위해 트리트(treat)를 페이(pay)로 바꾸어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2024-08-27 19:53

입추는 싱거운 음식을 먹고 난 후의 순한 혀처럼 부끄러움이 아주 많은 시골의 여인 같다. 그리고 언제 다녀갔는지 알 수 없는 집배원의 지친 걸음을 닮은 것 같아서 미련이 남는다. 어렵게 찾아왔다가 더위에 떠밀려서 순간 사라져버린 신세가 어느 날 느닷없이 애인으로부터 절교 선언을 받고 어리둥절해서 몸이 돌이 되어버린 순하디순한 한 사람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 지독한 더위가 며칠 전에 떠나고, 그러니까 처서(處暑)가 지나고 나서 긴 소매의 남방셔츠를 꺼내어 바람결에 말리는 기분이 점차 생활의 기운을 돋게 한다. 집…2024-08-26 19:44

여행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 후 많은 사람이 여행 방식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게 됐고, 이 같은 현상은 여행 트렌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 여행의 개념은 유명 관광지나 단체관광으로 계획됐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개인적이고 의미 있는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그저 장소를 넘어 사람과의 연결,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 여겨진다. 특히 자연에서의 고요한 시간은 자신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2024-08-25 19:40

지난 8월9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권 그린벨트를 풀어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서울에 1만 가구를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덧붙여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위한 정책임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저출생 현상이 국가생존 여부를 장기적으로 결정할 중요한 변수임은 사실이다. 저출생 현상을 수도권의 추가 집중으로 해결하겠다는 인식은 대단히 본말을 전도하고 있으며, 저출생 원인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지 않다. 서울 등 수도권은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주요 대상지였고…2024-08-20 19:36

지금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아시아 사이언스파크 협회(ASPA, 이하 아스파) 연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아스파 연례회의는 매년 아시아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개최되는 큰 행사로 아스파 회원들을 비롯해 아시아 각 지역의 사이언스 테크노파크들, 리서치 파크,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대학, 연구기관, 벤처기업 등 지역혁신을 주도하는 기관 및 기업들이 참여한다. 작년 이스탄불 튀르키예에 이어 올해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몽골 국가 정보 테크노파크와 사이언스파크부가 주최하는 컨퍼런스는 ‘지역발전을 위한 사이언스테크노파크의…2024-08-19 19:22

2024 파리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는 것은 행복한 여름나기의 하나였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금메달 13개를 포함해 총 32개의 메달을 획득하고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메달 순위에서 8년 만에 상위 10위 진입에 성공했다. 이번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스포츠 과학을 기반으로 땀과 눈물 그리고 의지와 기다림으로 무장된 대한민국의 MZ 세대이기에 자랑스러웠다. 동시에 한국 스포츠가 K-문화를 넘어 문화스포츠 강국으로 가는 가능성을 열어줘 국제적인 자부심과 자신감을 느끼게 한다. 필자가 다 거명할 수 없지만 펜싱 사브르의 금빛 …2024-08-18 19:39

‘도자기상점에 들어간 코끼리’라는 말이 있다. 1958년 독일 코미디 영화의 제목이다. 덩치 큰 야생코끼리가 귀한 보물들이 가득 진열된 도자기상점에 들어가 돌아다닌다. 코끼리가 움직일 때마다 부딪혀 귀한 도자기들이 박살 난다. 유시민 작가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도자기 박물관의 코끼리로 비유하며 말했다. 대한민국은 보물이 전시된 도자기 박물관이요, 대통령은 야생코끼리라, 뭔가 움직이며 열심히 하면 할수록, 나라의 근간이 무너지는 꼴을 보고 하는 말이다. 동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으니,…2024-08-15 17:51

“공항이 지역발전 이끈다고? 좋은 거면 그대로 둬라!” 무안군 운남면 도로에 걸린 플래카드다. “전투기 소음 피해를 후손 대대로 물려 줄 수 없습니다” “조건 없이 민항 이전 한다는 것 아니었나요?”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결코 상생 발전이 아닙니다” 등은 광주 전투비행장 무안 이전 반대 홈페이지에 널려있는 반대 구호다.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무안공항, 민간 군공항 통합이전으로 서남권 대표 관문이 됩니다” “무안 통합 공항은 광주 전남이 윈윈하는 기회입니다!” “이전소음대책 토론회, 무안군 내 최…2024-08-13 19:42

한 여름밤에 모깃불을 피워놓고 할머니께서 큰 부채로 손자들의 몸을 슬렁슬렁 부채질해 주면서 달님과 호랑이 이야기를 해주시던 아름다운 추억이 생각난다. 매년 역대급이라는 기후 상황을 겪으면서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외할머니댁의 옛날이야기 장면을 기억하려고 하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필자의 외할머니는 기억력이 참 좋으셨다. 8남매 자식의 생일은 물론 40여 명이나 되는 손자들의 이름도 다 기억을 하셨고, 아이들과의 추억거리도 곧잘 얘기하셨다. 참 대단한 기억력을 갖고 계셨다고 생각된다. 요즘 초고령화 시대가 되면…2024-08-12 19:25

디지털 시대 시니어들의 새로운 도전이 활발하다. 단순히 여가를 즐기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크리에이터로서 활약한다. 시니어의 크리에이터 도전은 개인의 취미를 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경험이다. 이들은 촬영과 편집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경험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산”이라며, 자기 경험에 바탕을 둔 콘텐츠의 가치를 강조한다. 성공한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의 사례는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2024-08-11 19:51

열기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올림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아주 높다. 1948년 정부 수립 직후부터 올림픽에 참가하기 시작한 우리나라는 86년만인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100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1948년 이후 우리나라 최초 금메달리스트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의 레슬링 선수 양정모이다. 나는 당시 고등학교 재학중이었는데 일반사회 선생님께서 올림픽은 서양인들에게 유리한 잔치라며 한 선수가 여러 개의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수영 종목을 예로 들어 주셨다. 서양인 중심의 그러한 스포츠 행사에 우리가 꼭 참가 해야 하나라는…2024-08-08 20:19

지역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가 잘 교육받은 양질의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매년 지역대학에서 많은 학생이 졸업하지만, 정작 지역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지역기업의 수요와 지역대학 졸업생의 요구가 맞지 않는 이른바 ‘미스매치 현상’ 때문이다. 이런 일이 지속되면, 지역 기업과 대학은 물론 지역의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다. 지역기업이 필요한 인력은 현장 적응능력이 뛰어난 인재이다. 그러나 지역대학은 지역기업이 요구하는 인력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 교육이 지나치게 이론 중심으로 치우쳐 있기…2024-08-08 08:36

“위자는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방정하여 타의 모범이 되었기에 이에 표창함.” 지금도 이러한지는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받은 상장에는 분명히 이렇게 쓰여 있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 꼬맹이들이 받는 상장 하나까지도 학업성적이 우수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품행이 반듯해 타의 모범이 돼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가는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도덕성이 참으로 말이 아니어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고위공직자 후보자에 대…2024-08-06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