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7(목)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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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내내 기다려왔던 제150회 키우리 대야산 산행일이기 때문이다. 대학시절 존경하던 은사님의 추천으로 한 번 나가게 된 것이 인연이 돼 이번이 6번째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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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하게 목적지인 대야산으로 출발했다. 이번 산행의 목적지인 ‘대야산’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과 경북 문경시 가은읍 중간에 위치한 산으로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하며 높이는 931m에 이른다. 산 중간 중간에 발을 담그고 싶은 생각이 드는 전국의 ‘유명 계곡’이 즐비한 산으로 유명하다. 광주에서 대야산까지의 거리는 270㎞, 자동차로 약 3시간30분이 소요된다.
꽤 긴 이동시간이 소요됐지만, 동일한 목적지였던 2010년 제 92회 대야산행 사진을 음악과 함께 동영상으로 만들어 온 ‘신세대 총무’의 배려로 지난 추억을 되새기며 기분 좋게 대야산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는 힘찬 파이팅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이번 산행코스는 주차장-용추폭포-월영대-밀재-정상-피아골-월영대-주차장이었다. 산행거리 9.5㎞에 약 5시간이 소요되는 비교적 완만한 코스다. 밀재까지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이한 계곡 암벽들을 구경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다. 산행을 하며, 눈이 호강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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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경이로운 암벽의 묘미는 아무래도 그 유명한 용추계곡의 ‘용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잠깐 전설을 빌리자면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해 남긴 비늘자국이 바위에 새겨졌다고 한다. 그 형태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저기에선 좋은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의 ‘플래쉬’가 터지곤 한다.
눈이 호강한 용추폭포와 월영대를 지나 중간지점인 밀재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을 나눠먹으니 임금님의 12첩 밥상도 부럽지 않았다. 식사 후에 밀재부터는 제법 암벽지형이 험난하기 때문에 정상에 오를 것인지, 중간에 다시 월영대를 통해 내려갈 것인지 결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몇몇 회원들을 제외하고, 회원 대부분이 정상에 오르기로 했다. 이미 밀재까지 올라오면서 눈이 호강한 터라 다들 정상의 모습을 궁금해 했기 때문에 ‘정상’행을 선택한 듯 보였다.
예상대로 정상으로 가는 길은 밀재까지의 산행을 비웃기라도 하듯 무척 험난했다. 바위 틈새로 미끌미끌한 자갈들은 다리에 자연스럽게 긴장을 줬다. 힘든 와중에도 틈틈이 봤던,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암벽들의 모습은 과히 명산이었다. 약 1시간의 험난한 암벽길이 끝나자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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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골의 내리막길은 바위에 뿌려진 모래자갈들로 인해 정말 험난했다. 그러던 중 산악회원 중 한 명의 양쪽 종아리에 ‘급성 경련’이 오는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자칫 잘못하면 실족할 수도 있는 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안심시키고 하산을 인도하는 산악대장의 침착한 배려 덕분에 그 회원은 안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리하지 말고 쉬어가자는 산악대장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다른 일행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쉬지 않고 자신의 양쪽 종아리에 직접 바늘을 수십 번씩 찌르며, 내려가려는 의지를 발휘했던 그 회원의 모습에서 ‘의지의 산악인’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또한 혈을 뚫어주는 바늘과 식용 포도당을 주저 없이 건네준, 지나가던 등산객들의 친절에 정말 감사했다. 요즘 같은 삭막한 세상에 서로의 온정을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등산의 묘미다.
참고로 대야산은 등산로 곳곳에 119 구급대원이 쉽게 출동할 수 있도록, 포인트(Point)가 지정돼 있다. 그래서 비상사태 발생 시 그 포인트(Point)를 말해주면 구급대원이 쉽게 찾아올 수 있으니, 산행 시 참고하기 바란다. 다른 산행보다도 이번 대야산 산행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번 등산을 한 마디로 ‘눈이 호강한 산행’이었다. /글=이인지 (LG엔시스 사원)
/사진=이광호 (광주매일신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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