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TV 스튜디오에서 ‘주역 마스터 100강좌’ 강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동인선생.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예로부터 역(易)을 모르는 사람은 재상(宰相)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것은 주역(周易)은 만물의 뜻을 규명하는 학문으로서 주역(周易)을 통해 삶의 가치와 인생의 지혜를 깨닫게 해주는 인간의 수양(修養)을 위한 완성서(完成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역(周易)을 ‘고전 중의 최고의 학문이요, 제왕학(帝王學)’이라고 했다. 십익(十翼)을 술작(述作)해 주역(周易)을 완성한 공자(孔子)도 평생토록 위편삼절(韋編三絶·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짐)이 되도록 읽었던 책이 바로 주역(周易)이다. 광주매일신문은 ‘주역 마스터 100강좌’ 개강을 앞두고 매주 1회 총 100회에 걸쳐 그 강의 내용을 지상 강좌로 연재한다. /편집자註
역(易)을 미래 예측(豫測)의 계산척(計算尺), 미래 예지(豫知)의 학문이라고 한다.

일본의 역성(易星) 고도탄상(高島呑象)은 ‘신(神)의 언어(言語)’라 했다. 그만큼 역(易)은 예측력이 뛰어나고 역(易)을 통을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역경(易經)은 자연과 인간과 사회에 대한 탁월한 예지와 시공(時空)을 초월하는 진리를 내포하고 있는 학문이라고 한다.



전자(前者)는 역경(易經)이 점서(占筮)의 서(書)이기 때문이고 후자(後者)는 철학과 사상서로서 두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역경(易經)은 유교의 경전 중에서 으뜸으로 심원한 철학을 담은 사상서이면서 팔괘(八卦)의 움직임을 통해 길흉화복(吉凶禍福)을 미리 알아 취길피흉(取吉避凶)하는 점서(占筮)라는 두 가지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역(易)을 이루는 기본은 팔괘(八卦)로서 우주의 삼라만상을 형성하는 요소들을 음(陰·0)과 양(陽·1)의 부호를 이용해 천지인(天地人)의 삼재관(三才觀)관 사상을 담아 부호화시킨 괘획(卦劃)을 말한다.



독일의 수학자 라이프니찌가 17세기 청나라에 와서 2진법의 원리를 활용한 역괘(易卦)를 보고 동양에서는 일찍이 2진법을 쓰고 있음을 알고 놀란 바 있다. 팔괘(八卦)는 건천(乾天·하늘), 태택(兌澤·못), 이화(離火·불), 진뢰(震雷·우레), 손풍(巽風·바람), 감수(坎水·물), 간산(艮山·산), 곤지(坤地·땅) 등 8가지 요소를 말한다.

이들 요소들은 공간상에서 천지정위(天地正位), 산택통기(山澤通氣), 뇌풍상박(雷風相搏), 수화불상역(水火不相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자연을 비롯한 삼라만상은 무수히 많은 물질들로 구성돼 있는 것 같지만 결국은 이 8가지 구성요소에서 비롯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팔괘(八卦)는 태호(太昊) 복희씨(伏羲氏)가 상고(上古)시대 B.C 6488년에 창안·창시하고 중고(中古)시대 B.C 11세기 주(周)나라 문왕(文王)과 주공(周公)이 괘사(卦辭)와 효사(爻辭)를 붙였다. 하고(下古)시대 공자(孔子)가 십익(十翼)이라는 역경에 대한 해설서를 편찬함으로써 역경은 삼세(三世)에 걸쳐 삼대(三大) 성인(聖人)에 의해 완성됐다.



공자(孔子)의 십전(十傳)은 상전 대소(象傳 大小), 단전 상하(彖傳 上下), 계사전 상하(繫辭傳 上下), 문언전(文言傳), 설괘전(說卦傳), 서괘전(序卦傳), 잡괘전(雜卦傳) 10권의 책으로 역(易)의 상(象)과 사(辭)와 괘(卦) 등에 대해 해설 설명하고 있다.

역(易)은 처음 복희씨(伏羲氏)가 괘획(卦劃)을 그리고 주문왕(周文王)과 주공(周公)이 괘효사(卦爻辭)를 붙일 때까지 약 오천년 간 괘사(卦辭)와 효사(爻辭)없이 상(象)과 수(數)만 보고 괘(卦)를 읽고 해석 활용됐다는 것을 알면 역경(易經)은 상수학(象數學)에 근거한 점서(占筮)로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공자(孔子)가 군자(君子)의 대의명분(大義名分)에 입각한 의리학적인 입장에서 십전(十傳)으로 해설해 사상서(思想書)로 발전돼 왔다.

또한 역(易)이 사상서(思想書)로서 보다는 점서(占書)로서 시작됐다는 것은 청대(淸代) 강희(康熙) 14년에 주변 9개국의 주역(周易) 학자들이 편찬한 ‘주역절중(周易折中)’이라는 책에서 ‘무릇 역서는 본래 점서로서 만들어졌으며 그 말은 반드시 상수에 근거를 두고 있다(大抵 易之書 本爲卜筮而作故 其辭必根于象數)’고 한 것을 보면 더욱 분명해 진다.

따라서 괘(卦)를 볼 때는 먼저 다양한 괘상(卦象)을 먼저 이해해야 하며 괘명(卦名)과 괘효사(卦爻辭)는 그 다양한 상(象) 중의 어느 하나의 특징을 잡아 붙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예컨대 홍길동이가 날쌘돌이이며 신출귀몰할 뿐만 아니라 검술에 능하고 의리협객 등 다양한 재능과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홍길동을 ‘날쌘돌이’라고 하나로 정해 버리면 홍길동의 다양한 재주를 놓쳐 버리는 것과 같다.

실례로 주역 64괘 중 11번째 나오는 지천태(地天泰)의 괘상(卦象)은 상괘는 곤지(坤地), 하괘는 건천(乾天)이니 남녀상교지상(男女相交之象)으로 가장 안태(安泰)로운 길괘(吉卦)이기 때문에 안태로울 태(泰) 자(字)를 붙여 지천태(地天泰)라고 했다.



그러나 그 상(象)을 보면 땅 밑에 건부(乾父)가 자리하고 있으니 건부(乾父)가 땅 속에 묻혀 죽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괘(卦)를 볼 때는 반드시 다양한 상(象)을 보는 것이 먼저고 그 다음 괘명(卦名), 괘효사(卦爻辭) 순으로 이해해 나가야 한다



괘(卦)는 상괘와 하괘의 두 소성괘(小成卦)가 합해 하나의 대성괘(大成卦)로 구성된다. 이는 이 세상의 조직 구조는 반드시 이원적(二元的)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학생과 선생, 모든 조직은 실무자와 경영관리자, 가정은 자녀와 부모, 나(我方)와 너(彼方) 등으로 이원화(二元化)시켜 양자 간의 관계를 상괘와 하괘의 변화를 통해서 관찰한다.



그러니까 상괘에 팔괘, 하괘에 팔괘가 위치해 서로 간의 조합을 만들어 보면 64괘가 만들어져 역경(易經)의 괘(卦)는 상경(上經) 30괘, 하경(下經) 34괘로 총 64괘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만물의 변화의 패턴은 결국 64가지로 유형화(有形化)시켜 놓고 그 생성, 변화, 발전의 과정을 추찰(推察)해 길흉화복(吉凶禍福)을 판단하는 자연과학이다.

이러한 유형화에 대해 공자(孔子)의 계사상전(繫辭上傳) 제1장에서 ‘방이류취 물이군분 길흉생의(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生矣)’라 해 ‘같은 방향에는 유사한 류(類)들이 모여 무리를 이뤄 분화 발전돼 감으로써 길흉(吉凶)이 생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역(易)은 지극히 간단한 8가지 구성요소들이 상하괘(上下卦)의 조합을 통해 변화 발전을 추찰(推察)하고 예측(豫測)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단히 자연과학적인 이치와 원리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역(易)의 원리와 이치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다면 자연과 인간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에 대한 답(答)을 찾을 수 있다.


同人 선생은…

동인(同人)은 역(易)을 즐기고 역 속에서 기쁨을 찾는 사람이다.

그는 평생 공직생활을 했지만 언제나 자연, 인간, 세상사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만물의 생성과 변화와 발전은 어떻게 이뤄지고 어떻게 변해 어디로 가는가? 인간의 미래에 대한 예측은 가능한가?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20대 후반부터 역학(易學)을 두루 섭렵했다. 명리학과 풍수지리학 등을 공부했고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매화역수와 주역을 공부하면서 역학의 뿌리를 알고 만물의 시작과 끝의 순환과정이 역경(易經)에 있음을 알았다고 한다.

그의 하루 일과는 역서(易書)를 읽고 강의하는 일이 전부이며 그 속에서 삶의 기쁨과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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