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대교에서 작업자들이 광주천 진·출입로 차단막 보강 작업의 일환으로 전기 공사를 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광주 남구가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광주천 진·출입로에 차단막을 설치했으나, 최근 ‘괴물 폭우’가 쏟아졌을 당시 해당 차단막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안전불감증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남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광주천 일원 광주대교, 광주교, 중앙대교(좌·우), 부동교 등 5곳에 진·출입로 원격통제 차단막을 설치했다.

해당 설비는 호우특보 발효 시 광주천 진·출입로 통제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관제 시설에서 하천 수위가 위험 수준으로 올라가는 게 보이면 원격통제 시스템을 통해 차단막을 펴는 구조다.

총 1억7천240여만원이 투입된 원격통제 차단막은 올해 1월8일부터 가동됐다.

그러다 남구가 지난달 23일부터 작동을 중단시킨 이후 5곳의 차단막은 누구나 언제든지 광주천 보행로 등으로 통행이 가능하도록 줄곧 접혀 있는 상태다. 이는 7월 초 일부 시민이 차단막을 넘어가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재발 방지와 보다 면밀한 관측을 위해 스피커와 CCTV 추가 설치를 위한 조치라는 게 남구의 설명이다.

하지만 추가 설치로 늘어날 시설물 하중을 견디기 위한 기초부 보강 작업이 지난 8일에야 끝났고 스피커와 CCTV 부착을 위한 지주 재설치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어서 차단막은 이날까지도 가동 중단이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30시간 만에 197.5㎜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지난 4-5일에도 진·출입로가 열려 있었다는 점이다.

광주의 8월 한 달 평년 강수량이 326.4㎜인 점을 고려하면 보름치 이상의 비가 이틀도 안 되는 시간에 내린 것인데, 당시 이로 인해 광주 곳곳에는 홍수 특보가 내려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지난 7월 괴물 폭우 당시 광주에서 급류에 휘말려 주민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음에도 개방 상태를 유지했다는 대목에서 ‘안전 의식’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림동 주민 김모(52)씨는 “비가 많이 오면 광주천이 넘칠까 걱정돼 살펴보는데, 진입 방지 테이프가 있어도 뚫고 들어가는 시민들을 자주 봤다”며 “일년 내내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것도 아닌데 비가 자주 내리는 이 시기에 추가 공사를 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종혁 남구의원은 “계획 단계에서 시민들이 차단막을 넘어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측했어야 한다”며 “많은 비가 예상된 상황에서 가동을 중단시켰다는 점을 이해하기 힘들다. 행정이 사전에 대비하지 않은 책임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남구 관계자는 “문제 인지가 늦은 부분은 있으나 차단막을 접은 후에는 예전처럼 임시로 안전띠를 둘러두긴 했다”며 “콘크리트 양생은 마쳤지만 비로 인해 전기 설비 설치가 어려웠다. 이번 주 내로 조속히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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