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광산구 황룡강 인근에 설치한 전봇대 85기를 관할기관에 점용허가 받지 않고 수십 년째 무단 점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유지관리가 되지 않아 기울어진 해당 구역의 전봇대. /이옥근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광산구 황룡강 인근에 설치한 전봇대 85기를 관할기관에 점용허가 받지 않고 수십 년째 무단 점용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20여년간 무단 점용에도 법적으로 최근 5년간의 점용료만 청구할 수 있어 관할 기관인 영산강환경유역청과 광산구도 관리에 소홀했다는 부실 행정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전봇대의 위험 요인 등 보수를 요구하는 민원인의 신청으로 허가 신청 누락이 파악되면서 사실 규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한국전력공사 광산지부에 따르면 광산구 황룡동 416-2 일원 황룡강 부근 송정 2교에서 신서창교 사이 약 4천m 구간에 설치된 전봇대 85기가 설치 신청이 누락돼 최근 영산강환경유역청에 점용 허가를 신청했다. 이곳에 설치된 전봇대는 2000년-2010년 37기, 2010년-2020년 44기, 2021년 4기 등 총 85기로 전체 허가 신청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허가신청 누락은 관리기관이 아닌 민원인이 유지보수를 제기하면서 뒤늦게 파악됐다.

이곳으로 출퇴근길을 지나다닌다는 민원인 A씨는 “고압 전신주가 심하게 기울어져 이를 지탱하는 지선 축이 늘어져 지나다닐 때마다 차로 떨어질까 봐 불안했다”면서 “이곳은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이라 위험성을 고려해 광산구에 보수를 문의했지만 관할청이 영산강환경유역청이라고 답변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산강청 또한 전봇대 설치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였고, 민원을 제기하는 단계에서 한전의 점용 신청 누락을 알게 됐다”고 관할기관의 부실행정을 꼬집었다.

이에 뒤늦게 전봇대 허가 신청 누락을 파악한 광산구는 서둘러 한전에 신청 누락 통보와 점용 비용을 청구했다.

이를 통보받은 한전 광산지부도 최근 황룡강 인근 누락된 85기의 전봇대 설치 허가를 영산강유역청에 지난 2일 신청했다.

한전 광산지부 관계자는 “최근 누락된 전봇대의 설치 허가신청을 했다”면서 “현재 안전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민의 불편이 신고됐기 때문에 새로운 설계를 해야 황룡강 인근 전봇대에 대한 유지·보수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전봇대 85기의 신청이 누락된 부분을 파악해 최근 한전에 통보했다”면서 “이 부근 전봇대는 인근에 전기 공급 선로로 이용되기 때문에 철거는 무리라고 판단해 정식 절차를 밟아 유지관리와 점용료 통보를 마쳤다”고 말했다.

또한 “법적으로 20여년의 점용료는 청구할 수 없어 소급으로 5년간의 점용료만 청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리주체인 영산강환경유역청은 “한전에 허가한 건에 대해 5년마다 기간연장 신청 등을 통해 틈틈히 관리하고 무단전주 파악도 당부하고 있다”면서 “이번 누락건은 한전이 2일 기존 전주에 추가하는 변경신청을 하면서 허가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지보수 관리는 광주시에서 지자체로 위임해 광산구가 해야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옥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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