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5(수) 20:52
|
|
“광주시가 추천하는 자전거 도로 코스라고 해서 갔는데, 전용도로조차 없어서 차도로 겨우 지나왔어요.”
‘광주시가 추천한다’는 자전거 라이딩 코스가 제대로 된 관리는커녕 전용도로조차 설치되지 않는 등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광주시의 추천 지도를 보고 라이딩을 나왔지만, 차도로 내몰리는 등 사고 위험에 노출돼 시민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27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 자전거 지도는 관내 자전거 도로 현황 및 자전거 대여소·보관소·거점 터미널 정보 등을 담아 지난 2012년께 제작, 배포했다.
이 지도 뒷면에는 ‘추천 자전거 라이딩 코스’가 있다. 추천 코스는 6개로 ‘오월길’ 사이트를 참고해 만들어졌다. ▲송정역 복합환승센터와 힐링문화체험테마코스(15.6㎞) ▲횃불코스(6㎞) ▲영혼코스(10.8㎞) ▲희생코스(15.3㎞) ▲광장코스(10㎞) ▲열정코스(6.4㎞) 등이다.
자전거 도로 지도는 매년 각 자치구별로 도로 상황, 대여소, 보관소 등의 수정사항을 받아 새로 갱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추천 자전거 라이딩 코스는 지난 2014년께 단 한차례 수정을 했을 뿐 이후 갱신은 커녕 도로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광주시 추천 자전거 라이딩 코스 중 희생코스와 횃불코스 등 2개 코스를 돌아본 결과 ▲자전거 도로 미설치 구역 ▲공사 중 위험하고 복잡한 구간 ▲곳곳이 파손된 자전거 도로 등 문제점이 수두룩하게 나타났다.
희생코스의 경우 총 15.3㎞로 전남대학교-광주역-시외버스공용터미널 옛터-5·18최초 발포지-광주MBC 옛터-녹두서점 옛터-광주 YMCA 옛터-금남로 일대-광주 YMCA-구 상무관까지다.
하지만 코스 구간 중 대남대로 일대는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동이 불편함은 물론, 위험함까지 감수해야 했고, 남구 진월동 용산IC부터 효덕IC 구간은 자전거 도로가 없어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 차도 우측으로 이동해야 했다. 2차선의 직선코스에는 경사가 있어 빠르게 지나가는 차량 옆으로 자전거가 위험천만하게 지나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동구 대인시장을 경유하는 횃불코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곳 또한 일부 구간은 인도로만 구성돼 있거나 자전거 도로가 파손, 길이 끊겨있어 자전거를 타고 덜컹거리며 가거나 중간에 내려 자전거를 끌고 지나가야 했다.
자전거 추천 코스를 돈다는 정모(29)씨는 “운동도 하고 환경도 생각해서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지만, 일부 구간 빼고는 대부분 차도로 몰리고 있다”며 “추천 길에 두 블럭은 인도만 있어 차도 우측으로 가는데, 일부 차량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거나 화를 내기도 해 억울한 생각이 들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포근해진 날씨에 라이딩을 나왔다는 김모(34)씨도 “‘추천 자전거 라이딩 코스’라고 해서 찾아왔는데, 출발점에 코스를 설명해주는 입간판이나 지도 등이 없어 어리둥절했다”며 “공사 중인 구간도 많고 자전거 도로 파손도 심해 자전거 타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동구 관계자는 “횃불코스의 경우 일차적으로 파손이 심해 부분 보수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긴급 보수에 들어갔다”며 “예산 확보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매년 분기별로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추천 라이딩 코스’는 수정사항이 없었고 다만 자전거 도로를 비롯한 대여소, 정비소 등의 정보는 매년 자치구에 요청해 변동사항을 갱신하고 있다”며 “내년 지도를 만들 때 도로 상황을 살펴 새로운 코스를 추진해보겠다”고 말했다.
/주성학 기자
주성학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