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와 함께 입장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 미팅’에 강기정 광주시장·김영록 전남지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실에 광주 군공항 이전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하고 국가 주도로 군공항 이전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광주 군공항 이전은 국가 단위에서 책임지는 게 맞다”며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해 광주·전남 최대 숙원인 공항 문제의 해법을 찾는 단초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회의실에서 ‘호남의 마음을 듣다’란 주제로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 미팅’을 열어 이 같은 군공항 이전 추진 방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시·전남도·무안군의 군공항 이전 관련 입장을 청취한 뒤 “정부에서 (군공항 이전을) 주관하도록 하겠다”며 “대통령실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고 (서로에 대한) 불신이라는 것도 있으니 국가 단위에서 책임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TF에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 국방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뿐만 아니라, 주민, 외부 전문가까지 참여하도록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쟁점은 대충 나와 있지 않나”라며 “(통합 이전을 할 경우) 무안이 피해를 본다. 광주에서 1조원을 지원한다고 하는데 (무안 측에서는) 자꾸 안 믿는 것이다. 그러니 실현 가능한 지원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무안 지역이 피해를 보지만 전남도 입장에서는 중요한 국가시설을 유치하는 효과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전남도도 (함께) 책임을 지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는 “무안에 국가적 사업을 시행하는 것에 대한 지방비 부담이 발생하는데, 이는 광주시가 아닌 전남도의 부담”이라며 “(군공항 이전) 문제가 해결된다면 과감히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대구 공항 문제도 있었는데 도저히 해결이 안 될 것 같으면 정부가 지원해야 가능성이 열린다”며 “그래서 정부가 재정 지원이 가능하게 하는 법을 제가 (과거에)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최대한 속도를 내서 하는 것으로 하자”며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직접 챙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자치단체에서 풀려고 했지만 잘 안풀렸다. 그동안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무안군수나 무안군민이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다”며 “광주 군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해 (무안국제공항을) 명실상부 서남권 관문공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이 “광주 공항을 놔두자는 건가”라고 묻자, 강 시장은 “민간·군공항 다 옮겨 통합공항을 만들자는 뜻”이라고 답했다.

김영록 지사는 “광주는 보내야 한다는 입장이고, 무안은 함부로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지사는 양쪽 입장을 조율해야 하지만 잘 안 풀리고 광주·전남 발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그동안 문제를 풀기 위해, 군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적 지원책 강화를 건의했고 중앙에서도 동의했지만 실제 액션이나 국가 지원 플랜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시간이 없다. 연말까지 어떻게 할지 결론내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획기적 대안을 만들어서 (무안에서) 싫어도 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연말까지 책임지고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산 무안군수는 “신뢰가 문제다. 2018년 협약도 광주시가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협약을 안 지켜서 기부 대 양여도 믿지 않고 (광주시의) 1조원 지원도 믿지 않는다”며 “국가 주도로 이전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피해를 뛰어 넘는 획기적 보상이 있다면 군민을 설득할 명분이 있게 된다. 지금은 명분도 없고 설득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군공항 이전 반대 입장을 고수해온 김 군수가 ‘군민 설득 명분’을 언급하며 국가 차원의 획기적 지원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입장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군수의 발언 이후 이 대통령은 광주시의 1조원 지원 방안 추진 방식을 강 시장에게 물은 뒤 “무안군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담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1조원의 실현 가능성 문제는 따져봐야 하는데 약속을 진짜 지킬 수 있다면 무안은 새로운 발전 기회를 잡는 것 아닌가”라며 “무안이 공동사업자가 돼서 (기존 군공항 부지) 처분 이익을 무안 발전에 사용하는 걸로 기본적인 얼개를 만들면 된다”고 제안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광주가 지원하겠다는 1조원, (개발 이익이) 안 남을 것 같은데, 그러니 (무안에서) 계속 안 믿는다”며 “(광주 군공항 부지 개발을 위한) SPC 구성할 때 우선 처분 이익권을 무안이 갖도록 설계하면 된다”고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무안지역의 소음 피해 우려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TF를 통해 최대한 빨리 속도있게 실제 조사도 하고 피해가 어느 정도인가, 어느 지역이 피해를 입는지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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