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0(금)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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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는 2013년 31개 읍·면·동에서 시작한 주민자치회 시범 사업이 2023년 1월 현재 1천388개로 확대돼 전국 읍·면·동 3천518개의 39%가 주민자치회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또 1천890개 읍면동(54%)은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로 운영되고 있으며, 240개는 미실시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총 705억 원을 지원해 261개 동(61%)을 시범 주민자치회로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등 중간지원조직은 2021년까지 19개 자치구에서 운영하다가 서울시와 16개 자치구에서 폐지해 현재는 3개 자치구에서만 운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에 ‘서울시 주민자치회 제도 개편 방안’ 연구용역을 시행한 뒤 하반기에 제도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행안부는 주민자치회가 확대되면서 지역 여건에 맞추어 운영되는 우수한 사례도 들었다. 담양군 창평면의 혐오시설인 영농폐기물 설치 협의 결정, 광주 용봉동의 원룸촌 밀집 지역 쓰레기 문제 해결, 부산 신평1동의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연계한 ‘마을 안심 소화기 배치 사업’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주민자치회 운영상의 문제점으로 운영 방식의 획일화, 중간지원조직의 주민자치회 주도, 낮은 대표성과 인지도와 함께, 위원 선출시 사전교육 의무화로 주민참여를 제한한다는 이유를 들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특히 읍·면·동 전체 주민이 회원인 주민자치회 운영 실무를 맡고 있는 사무국과 간사의 설치 근거를 삭제 폐지하고, 주민자치회 운영비는 사업비로 쓰도록 한다는 것이다.
행안부의 이러한 주장은 지난 2월 ‘주민자치회 시범 실시 표준 조례 개정 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주민자치회 역할을 현실화하고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읍·면·동 마을 현장에서 주민들의 참여와 공론의 기회를 제한하고, 주민자치 실무를 공무원들이 직접 담당하도록 해 주민자치회의 기능과 역할을 크게 축소하는 반 자치적인 발상이다.
지난 1년간 나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인 국정운영이 지방자치와 자치분권에서도 예외가 아니지만, 최근의 주민자치 무력화 시도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지역과 마을을 정권의 직접 통치, 행정 편의의 관치체제로 돌아가려는 시대착오적 시도이다.
중앙정부의 이러한 뒷걸음질 속에서도 광주시와 자치구에서는 꿋꿋하게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운동의 혁신과 확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3월 ‘광주형 주민자치 혁신 T·F’를 구성해 97개 모든 동에 대한 주민자치 확산과 고도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리고 북구에서는 ‘자치분권 2.0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조례를 주민들의 직접 발안을 통해 제정 정비하고, 중간지원 조직의 법인화를 추진하는 등 자치구 차원의 자치분권 2.0의 정비와 한 단계 도약을 활발하게 추진하여 전국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주다운, 광주라서’ 가능한, 이러한 주민자치 혁신의 기운이 활기차게 전개돼 광주는 물론, 전국의 마을자치와 자치분권을 지키고 확산시키는 5월의 횃불로 타오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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