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무등산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들이 억새밭 사이로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정상부로 향하고 있다. 천왕·지왕·인왕봉이 위치한 무등산 정상부는 1966년 군부대 주둔으로 출입이 통제됐다가 이날부터 상시개방을 시작했다./김애리 기자

“오늘부터 광주의 정기가 담긴 무등산 정상을 원 없이 오를 수 있다니 너무 좋습니다~.”

지난 23일 오전 9시께 광주 무등산 서석대. 무등산 정상 상시개방 첫날을 맞아 인왕봉을 오르기 위한 탐방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광주시는 이곳에서 강기정 광주시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무등산 정상 상시개방 개통식’을 가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개통식에서 “광주 시민들의 무등산이 57년 만에 그 위상을 되찾는 날”이라며 “군부대 이전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시민이 온전하게 무등산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하나, 둘, 셋’ 구호에 맞춰 시민들과 함께 목재 울타리를 걷어내자 무등산 정상인 인왕봉으로 가는 길이 활짝 열렸다.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뗀 시민들은 주변을 이리저리 살폈다. 인왕봉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안전통제소가 설치돼 오르는 이들의 숫자를 확인하며 정상으로 안내했다. 산길과 계단으로 이뤄진 약 390m 구간을 따라 정상에 오른 시민들은 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카메라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엄마 손을 잡고 한 계단씩 올라온 아이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주 도심을 보고 “우와!”, “완전 높아요” 등 연신 감탄했다.

경기도 평택시에서 방문한 김형길(42)씨는 “무등산 정상을 개방한다고 해 아내와 함께 왔다”며 “날씨가 맑아 광주 전체가 한눈에 들어와 오길 잘했다 생각하고 있다”고 웃었다.

장인과 함께 왔다는 조용민(38)씨는 “올해 여름부터 장인어른과 함께 여러 산을 탔다”며 “57년 만에 개방된 무등산 정상을 함께 오른 이 순간이 큰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탐방객들은 군부대 보안 이유로 설치된 가림막 펜스와 좁은 길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산악회 모임에서 온 조모(60대)씨는 “인왕봉 정상을 다 둘러보고 싶었는데, 펜스로 인해 일부는 볼 수 없어 아쉽다”며 “추후 군 부대가 이전하면 다시 와서 무등산 전체를 오롯이 느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 다른 광주시민 김모(80대)씨는 “정상에 오르내릴 때 사람들이 많다 보니 특정 구간에서는 몇 분씩 기다려야 해 그 부분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대해 무등산국립공원 사무소 관계자는 “첫 개방하는 만큼 탐방객들이 몰릴 것을 대비해 인왕봉까지 오르는 길목에 30분 간격으로 200여명의 인원만 입장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해 안전에 유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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