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8(수)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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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일이다. 또 초유, 다시 초유의 사태다. 정의와 공정의 가치가 속속 무너지고 있다. 헌법과 법률을 부정하는 퇴행이다. K-민주주의의 큰 위기다.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도 빼앗았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등록과 함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당선자는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직무에 들어간다. 보름 여 남은 조기 대선이 혼란을 수습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에도 사과나 반성의 표현은 없었다. 12·3 비상계엄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처음 법원 지상을 통해 공개 출석했으나 포토라인에 멈춰 서지 않은 채 묵묵부담으로 직행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나섰다.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물러났지만 마음은 여전히 국가와 당과 국민에게 있다며 6·3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 체제를 지킬 것인가, 무너뜨릴 것인가 그 생사의 기로라고 했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아니었다. 아니다. 지금도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다. 명심보감 구절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正冠)’.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다.
#사법부 독립을 보장한 헌법 취지에 반한다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증인으로 채택된 다른 대법관들의 사유서도 유사한 내용이었다.
앞서 대법원은 더불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10대 2 의견으로 선고했다. 이례적인 초고속 진행이다.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며 삼권분립 원칙을 깨뜨렸다. “정녕 그 피고인(이재명 후보)의 몇년 전 발언이 계엄령을 선포해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전직 대통령의 행위보다 악랄한 것이냐”. 법조계 내부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다음날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고법 재판부도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첫 공판기일을 지정하는 등 역시 노골화한 모습에 반발이 일었다. 국민 과반 이상이 부당하다는 거센 비판에 대선 이후로 미뤄 일단락됐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정당 민주주의를 유린한 유례없는 폭거였다. 한밤에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를 시도했다가 막판에 무산됐다. 명백하게 반민주적 절차였다,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뭉갰다. 탄핵 때도 그렇고 민심과 반대로 가고 있다.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 경선에 참여한 한동훈 전 대표는 힐난했다. 광주사태라고 입 담은 자칭 호남사람의 민망한 ‘9일몽’이었다. 김 후보 또한 계엄을 비호하고 탄핵에 반대했으며, 극우의 주장인 부정선거 음모론을 편드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들의 표현처럼 이 후보를 찢어버리겠다는 반명 빅텐트는 빈텐트가 됐다.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불출마와 함께 지원 의사를 접었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독자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 불안한 정국이다. 반헌법적인 계엄을 저지했고, 엄동설한 거리 투쟁으로 윤석열 탄핵을 이끌어냈다. 대법원의 정치적 판결에 맞서 공정 선거를 위한 조건도 만들었다. 국민들이 국헌 문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선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난데없는 12·3 내란의 밤, 그리고 용산 관저 버티기와 구속취소 석방, 피의자 비공개 재판, 서울 서부지법 난동, 권한대행들의 헌재재판관 임명 거부, 대법원의 선거 개입,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와 대행의 대행의 대행체제, 국민의힘 지도부 쿠데타 등 상상을 뛰어넘어 초유의 연속이다.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마지막 싸움이다. 호남이 없었다면 이 나라도 없었다. 광주 5·18이 없었다면 민주주의도 없었다. 국민이 진짜 주권자다. 적극투표로 압도적 승리를 거둬야 한다.
대한민국은 집단 우울증을 앓고 있다. 저마다의 이유로 가슴 속에 울화가 치민다. 상실감이 크다. 답답하고 분한 만성 울분을 호소한다. 기본적으로 세상이 공평하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일할 능력과 비전을 보여주는 지도자를 통해 치유의 길을 찾아야 할 때다.
진보와 보수, 중도를 아우른 국민 대통합, 씻기 힘든 상흔이 새겨진 민주공화정의 회복이 급하다. 국민 절반을 훨씬 웃도는 지지를 받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더 흔들 수 없는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서다. 호남이 미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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