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택 언론인·수필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인구가 2025년 1월 기준으로 전체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인구 5천120만7천874명 중 수도권 인구가 2천605만3천954명으로 전체인구의 50.9%이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하는 지표이기에 단기적 중장기적 대책이 시급하다. 이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역 소멸, 또는 지역 불균형 심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으면 어느 정도까지는 팽창하지만 결국 터져버리는 현상처럼 인구집중도 과밀을 넘어서면 그 결과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상상이 되는 일이다.

조선 세종 때 조선의 인구가 500만 명 정도였고,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 무렵 2천만 명이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남북한 인구가 7천만 명 정도라고 하면 조선시대부터 해방기까지 500여 년에 3배로 불어난 인구가 불과 80여 년 만에 3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라고 한다. 2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맞먹는 세계 꼴찌 수준이다. 이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를 뜻한다. 또 한 국가가 인구 규모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대체출산율’은 2.1명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대체출산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의 인구 마지노선은 2만 명이다. 지방자치법에 이 인구 2만 명은 ‘시군구’보다 작은 행정구역인 ‘읍’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선이 무너지면 해당 지역은 공공 민간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기능적 소멸’에 직면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4월 경북의 한 군은 인구 만 5천여 명이 돼 도서 지역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인구가 가장 적어졌다. 면적이 서울보다 1.3배 크지만, 이곳에서는 다른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피 전문점이니 기차역, 고속도로, 왕복 4차선 같은 인프라를 찾아볼 수 없다. 군 전체에 응급실을 갖춘 병원은 단 1곳이고, 신호등이 있는 곳도 3곳에 12개 뿐이다. 오가는 사람이 없다 보니 군내버스 한 대당 하루 운행 수입이 2만 원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 현상은 남의 일이 아니다. 농도이고 섬이 많은 전남 지역도 이는 심각한 당면문제이다. 이 인구소멸은 사람이 없으니 공공 인프라가 무너지고, 그 결과로 불편한 주민이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면서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시골 마을에 들리면 빈집이 수두룩하고, 아이들 뛰어노는 모습은 물론 그 흔한 닭 울음소리도 듣기 쉽지 않다. 불과 수십여 년 전의 과거 모습은 이제 역사책에서나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 앞으로 50여 년 안에 서울, 부산 대구, 경기도를 포함 전국 229개 시군구 78곳에서 인구 2만 명이 붕괴할 것이라 하니 문제는 더욱 심각하고 뚜렷한 대책이 없는 한 이는 광주 전남의 미래이야기로 들리기도 하다.

호남에서 성장하며 초등학교까지 다닌 어떤 관료가 입문하며 ‘당신 고향이 호남이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번에는 ‘호남 출신이다’라는 호남 팔이로 국가 요직을 꿰찼다.

풀이야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눕는다지만 그렇게 권력 앞에 풀잎처럼 누워 평생을 호가호위하더니 급기야는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서 두 손으로 나팔을 만들어 ‘나도 호남 사람이요’를 외쳤다. 참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비루한 행태도 인구소멸과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처럼, 우리 사회를 그런 기회주의자들이 장악하고, 공기놀이하듯 권력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이익을 위해서는 손바닥 뒤집듯 하니 누가 그런 사회에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며 미래의 희망을 꿈꾸겠는가?

생각할수록 한숨이 절로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고, 아이를 키우고 싶은 사회라고 생각이 들때 인구는 불어나는 것이다. 기득권 수구세력이 장악하는 그런 사회는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을 앗아가고 설 자리를 없게 만들 뿐이다.

인구 증가는 남녀가 결혼하는 것으로 해결되는 그런 단순한 논리가 아니다. 그럴 수 있는 환경과, 미래에 대한 보장이 있지않는 한 그저 탁상공론일 뿐이다. 자신의 입신출세를 위해 고향도 바꾸는 비열하고 뻔뻔한 무리가 우리 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한 꿈과 희망은 없다. 다가오는 6·3 대통령 선거가 이 인구 문제를 해결할 기회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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