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作 ‘나무 위의 새’

계절이 남긴 감정의 잔상을 따라가며, 여름의 순간을 회화로 되새기는 전시가 펼쳐진다.

우종미술관은 오는 10월1일까지 소장품 기획전 ‘여름, 바람이 머문 자리’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여름’이라는 계절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흔적과 여운을 회화로 풀어내며, 찰나의 아름다움에 주목한다.

전시는 미술관이 보유한 소장품 중에서도 근현대 회화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계절의 시간성과 자연의 결을 담아낸 다양한 표현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특히 오지호, 천경자, 장욱진, 운보 김기창 등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과 함께 앙드레 브라질리에, 이왈종, 아산 조방원 등 유명 국내외 작가 24인의 작품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작가들은 각각의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름 속 순간의 감정과 풍경을 사실적 묘사에서부터 색의 번짐, 관념적 해석 등 다양한 회화적 방식으로 펼쳐낸다.

화면 위로 펼쳐지는 자연과 빛, 색채의 절정은 ‘여름’을, 여백과 움직임, 시선의 방향은 ‘바람’을, 그리고 우연의 효과로 드러나는 흔적과 잔상은 ‘머문 자리’를 상징한다. 이처럼 회화 속 감각적 요소들은 관람자 각자의 기억과 감정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강민정 학예연구원은 “한 장의 회화 앞에서 바람처럼 지나간 어떤 여름의 기억이 떠오른다면, 그 순간이 곧 예술과 마주하는 가장 진솔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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