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농축산물 수입 개방을 막아야 했다. 식량 주권이다. 농민의 생존권, 국민의 건강권 수호를 위해서다. 정부가 한미 관세협상에서 쌀과 소고기 시장을 지키면서 농민들이 안도하고 있다.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한다.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농업 분야의 99.7%가 개방돼 있고 작년 무역적자는 80억달러(약 11조원)에 달했다. 당초에 내줄 수 없는 ‘레드라인’으로 설정했다가 미국 측의 강력한 압박에 직면하면서 농도 전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반발이 거셌었다.

수출 규모에서 비슷한 일본에 비해 나름 선방했다고 하지만 통상 압력은 갈수록 더 높아질 수 있다. 경계해야 한다. 이번에 미국은 조선 협력 전용 펀드를 포함해 3천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췄다.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는 일본, EU산과 같은 15% 관세를 적용받는다. 다만 전남의 전략 소재인 철강과 알루미늄·구리의 경우 합의에 포함되지 않아 50%로 여전히 변동이 없다.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본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으로도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항상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고 총평했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여건을 마련했다”고 적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폭우와 폭염 등 자연재해로 힘들어하는 농민들에게 큰 위안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썼다. 전남도는 주력산업 중 하나인 조선업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광주시는 자동차·가전 등의 피해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농축산물 시장을 사수하겠다는 완강한 의지를 보였고, 미국 측의 이해를 이끌어냈다. 농업인단체는 한숨을 돌렸다. 그치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은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겠다고 합의했다”고 여지를 남겼다. 정치 지도자의 표현으로 해석한다고 해도 세부 협의 과정에도 최선을 다해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2주 내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도 잘 준비돼야 한다.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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