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원회가 2차 공공기관 이전을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명시하면서 전남도가 농협·수협중앙회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추진 중인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대통령실 세종 이전 등과 맞물려 현실화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입지적으로 타당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명실공히 농산물 전진기지다. 경지 면적, 농업 생산규모 등 각종 지표에서 전국 1위를 점유하고,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국가농식품기후변화대응센터 등 농생명 공공기관이 집적돼 있다. 수산업과 관련해서도 어업 인구, 어가 수, 생산량, 어촌계, 양식어장 면적, 면허 건수 등 최대 거점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수협조합 91개 중 20개가 운영 중이고, 전국 15만4천여명의 조합원 중 31%를 차지하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농·수협중앙회 운영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전남이 매달리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의지가 확고한 만큼 공공기관 이전에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대상 기관 전수조사를 시작으로 로드맵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발주한 기본계획 연구용역 결과를 이르면 10월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의 최우선 유치 목표는 농협·수협중앙회다. 하지만 이전이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과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시행령 등 현행법상 이전 대상 공공기관에서 빠져 있으며, 주사무소를 서울로 규정한 농협법·수협법, 정관 변경도 선행돼야 한다. 2022년 20대 대선 직후부터 추진해온 현안 사업인데도 여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전남의 바람대로 이뤄지기 위해선 정책적 결단이 뒤따라야 한다.

전남도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주력하는 한편으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유치 논리를 건의하고 개별법 개정 등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자체 노력만으론 한계가 뚜렷하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처럼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 농·수협중앙회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균형발전 실현을 위한 핵심과제로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설정했다면 마땅히 실현돼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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