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상 시(市) 단위에 속한 도농복합도시의 면(面) 지역이 소멸 위험에 놓여 있다는 입증 자료가 나왔다. 인구감소 및 인구감소관심지역 지정에서 제외되는 등 사실상 사각지대에 방치된 셈이다. 대책이 급하다.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이 2024년 기준 지방소멸 위험지수를 분석한 결과, 전남 여수·순천·나주·광양 등 도농복합도시에 속한 34개 면 지역 중 85%에 해당하는 29곳이 고위험(0.2 미만)으로 분류됐다. 여기에 진입 단계(0.2-0.5 미만)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의 95%까지 늘었다. 전남 17개 군(郡) 단위 소멸 고위험지역과 비교해서도 심각하다. 24곳이 소멸위험이 가장 높은 고흥군(0.10)에 비해 더 낮다.

도시권은 동(洞) 지역 인구가 함께 포함되면서 통계상 위험도가 희석돼 왔으나 면 단위만 분리하면 대다수가 소멸 고위험 또는 초고위험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지방소멸 대응 기준을 시·군 구분이 아니라 읍(邑)·면 실제 인구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지역보다 더욱 취약한 현실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지금 정부가 역점 추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사업에서도 배려받을 수 있도록 실질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전국적으로 소멸 위험이 꾸준히 확산하고 있다. 전남은 단연 최고 수준이다. 일각에서 소멸 대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맞춤형 처방을 강화하는 등 보다 근본 해결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농복합도시의 면 지역의 실태까지 면밀 분석하고 반영해야 하겠다. 군 단위에 시책의 우선 순위가 맞춰진 가운데 지원 대상에서 누락되고 있었다. 시 단위에서 간신히 인구를 지탱하고 있다는 것은 중대한 모순이었다.

소멸 위험도가 높을수록 독거노인가구와 빈집도 더 많고, 일자리의 양적, 질적 격차도 크다. 청년이 빠져나가고 마을이 텅 비고 있다. 각기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정책에 집중해 체감도를 제고해야 한다. 지방소멸 대응이 가장 절실한 지역이 되레 배제되지 않도록 구조적 개선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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