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자신의 SNS에 지난달 폭우로 영산강이 범람하면서 침수된지 1달여 만에 연제동 파크골프장이 다시 문을 연다고 알리면서 “다음 해 5월이면 36홀 규모를 갖추게 된다”는 내용을 올렸다. 북구가 당초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한다고 해놓고선 아무런 과정 없이 재개장해 빈말 논란에 휩싸였다. 문 청장의 글은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삭제됐다. 북구는 만족도가 높은 시설로 사용 요청이 있었다며 피해가 미미한 수준으로 응급 복구를 마친 18홀만 우선 개방한 것이고, 나머지 18홀은 복구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황으로 여론을 들어 진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파크골프장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북구는 함께 영산강변에 위치한 종합운동장, 드론공원과 복구 여부를 예산의 실효성과 안전성 확보, 활용 가치를 종합 검토하고 주민들 뜻을 물어 결론내기로 했으나 사실상 답은 정해져 있었다. 파크골프장 부지는 지난 집중호우로 인해 시설물과 잔디 일부가 유실됐고 토사가 퇴적되면서 5억8천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사업비 13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물론 정부로부터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고 해도 부담이 적지 않다. 문제는 앞으로다. 기후변화로 인해 올 여름처럼 역대급 폭염과 폭우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고 이에 따른 피해 및 복구 비용이 만만찮게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종국에 북구의 재정에 파급되고 혈세로 감당해야 할 판이다.

북구는 민원에 따른 부분적 개장이라고 항변하지만 예산과 안전 상의 충분한 검증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앞서 문 청장은 광주시의 영산강 Y벨트 사업 ‘익사이팅존 조성’ 또한 이상기후로 반복되는 침수 위험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 파크골프장을 둘러싼 논란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선출직 단체장으로 조급할 수 밖에 없더라도 실생활과 밀접한 현안에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답정너’ 식이라면 불신을 낳게 된다. 북구는 주민 건강 증진을 위한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생활체육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상시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신뢰받는 행정 구현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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