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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이 치열한 경쟁 구도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전남지사 경선판은 현직인 김영록 지사의 강세가 굳건하다.

김 지사는 각종 조사에서 전국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 1위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도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도정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큼 견고한 정치적 입지를 보여준다.

실제 김 지사는 전국 17개 시·도지사를 대상으로 한 직무수행평가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9월까지 11개월 연속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39개월(대선 기간 제외) 중 32개월 1위를 기록했고, 민선 7기에도 조사가 이뤄진 43개월 중 30개월 동안 지지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회의원들, 現지사와 정면 대결 부담

김 지사의 아성이 견고하다 보니 잠재적 도전자들이 섣불리 출사표를 던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도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들은 모두 다선 국회의원 그룹이다.

4선 이개호 의원, 3선 신정훈 의원, 그리고 재선 주철현 의원 등이 그들이다. 물론 3선의 서삼석 의원도 상황에 따라 언제든 출마할 수 있는 강력한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이들 가운데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인물은 주철현 의원이다. 검사장 출신으로 여수시장을 역임했다. 당내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며 중앙 정치 무대와의 연결고리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개호 의원도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전남 동·서부를 넘나드는 광폭 행보로 지지세를 넓히는 중이다. 최근에는 ‘AI산업과 관련한 광주·전남 상생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여는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공론장을 주도하고 있다.

신정훈 의원은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으로서 높은 정치적 존재감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호남 정치 개혁’과 ‘공천 혁명’을 통한 새로운 리더십을 강조하며 기존 정치 구도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자들의 다양한 경력과 정치적 자산에도 불구하고 현직 도지사와의 정면 대결은 상당한 부담이다.

결국 경쟁자들은 김 지사와의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3선 출마 시 감점 조항 신설’이나 김 지사의 중앙정치 무대로의 이동과 같은 상황 변화를 기대하는 전략적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중앙당 전략적 개입 명분의 부재

전남의 상황은 전략공천의 필요성 자체가 제기되기 어려운 구조다. 전략공천은 본질적으로 당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다.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거나, 과열된 경선이 분열로 이어질 우려가 있거나, 본선 승리가 불투명할 때 지도부가 사용하는 ‘최후의 카드’란 의미다.

지역 정가에서는 “전남지사 경선에서 전략공천이 논의될 수 있는 유일한 시나리오는 김영록 지사가 자발적으로 3선 도전을 포기하는 경우 뿐”이라며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될 경우에만 다수의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을 정리하고 최적의 후보를 추대하기 위한 지도부의 전략적 고려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한결같은 전망이다.

여기에서 2개의 시나리오가 파생된다. 하나는 김 지사의 국무총리 발탁 가능성이다. 이 시나리오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민주당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현실에 근거한다. 즉, 국민의힘 후보에 맞서 싸울 서울시장 후보로 김민석 국무총리가 나서게 된다면 빈 자리에 김 지사가 ‘호남 총리’로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당 일각에서 나오는 ‘3선에 도전하는 경우 감점 조항의 신설’ 여부다. 현재로선 감점 조항을 신설하게 될지, 신설하게 되면 몇 %가 될지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다. 다만, 이 시나리오는 현재대로 경선이 이뤄지게 되면 승부가 너무 싱거울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호남인들의 시선은 정청래 대표의 발언으로 촉발된 민주당의 지방선거 공천 작업이 광주와 전남이라는 2개의 다른 정치적 무대 위에서 어떻게 결론날지에 모아지고 있다.

호남 출신 한 국회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광주·전남 공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가는 정 대표의 리더십과 권력 공고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며 “이는 ‘당원 주권’의 실질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민주당이 호남이란 정치적 심장부와 어떤 관계를 맺어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수·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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