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9일 밤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에 좌초됐지만 267명의 승객과 선원 모두가 무사했다. 다만 일부가 충격에 따른 통증과 불안 증세를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후에 선체도 예인선의 도움으로 현장을 벗어나 자력으로 목포시 삼학부두에 입항했다.

해당 선박은 씨월드고속훼리가 운영하는 2만6천t급으로 2021년 12월 취역했으며 2024년 2월부터 목포-제주 항로를 오갔다. 이날은 오후 제주항에서 출발했으며, 운행 도중 섬의 가장자리에 올라타듯 충돌했다. 구멍이 나거나 누수가 생기지는 않았다. 해경은 경비함정 17척, 연안 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서해 특수구조대 등을 동원했다. 승선자 전원은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였으며, 배 후미 차량을 싣는 램프를 연결해 어린이와 임신부, 노약자부터 질서있게 함정으로 옮겨탔다.

해경 1차 조사에서 협수로 구간 내 자동 운항 전환 탓에 무인도와 부딪힌 것으로 확인했다. 수동으로 통과해야 할 구간임에도 조종을 맡은 일등항해사가 휴대전화를 보다가 변침(방향 전환) 시기를 놓쳤던 것이다. 당시 선장은 일시적으로 조타실에서 자리를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항로가 빼곡한 협수로에 속한 만큼 주의를 더 기울여야 했지만 게을리했다. 해상교통관제센터가 항로를 이탈한 여객선의 이상 징후를 제때 파악 못했다는 지적도 불거지고 있다.

‘펑’하는 소리가 나더니 큰 배가 흔들렸다고 했다. 승객들은 혼비백산했을텐데 이내 곧 침착하게 대처했다. 공포에 떨면서도 차분히 기다렸다. 그리고 사고 발생 3시간 여만에 모두 안전하게 구조됐다. 언론 보도로 소식을 접한 가족, 지인들도 논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부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인명 피해가 없도록 신속한 수습과 함께 구조 현황을 실시간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가용한 자원을 총망라해 달려간 해경 측의 수고도 빛났다.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납득할만한 후속 조치로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돼야 할 것이다. 천만다행이다. 몇몇의 부상자는 있으나 큰 피해는 없었다. 앞으로 2차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한 밤에 발생한 대형 카페리 좌초에 국민들은 잠을 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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