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청이 국외 출장비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여 업무상 배임과 사기 혐의로 광주 동·서·광산구의회 사무국 소속 공무원 5명과 서로 다른 여행사 대표 9명 등 1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항공료 등을 높게 책정해 비용을 부풀렸고 지출 후 남은 금액을 자부담금으로 충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경찰청도 도의회와 16개 시·군의회에 대해 관련 조사를 진행 중으로, 업무 담당 직원과 여행사 관계자 20여명을 입건한 상태다. 역시 소속 의원은 쏙 빠져 단 한 명도 없다.

지방의원의 파렴치가 도마에 올랐다. 대개가 지역 경제와 자치 발전을 위한 벤치마킹 등의 목적이라고 하나 실상은 관광 위주로 흥청망청했다. 사후 보고서도 상당수가 기존 자료의 중복 또는 짜깁기 수준으로 맹탕이어서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대수롭지 않게 관계 규정을 무시하는 등 위법하고 부적절한 행위가 난무하는 실정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단위로 점검한 사정이 여기에 있었고, 실제로 항공권 위·변조 등으로 경비를 과다청구한 사례가 44%를 차지해 수사를 의뢰한 지경에 이르렀다.

권익위는 2022년 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최근 3년 간 243개 지방의회가 915건 출장을 가면서 355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했다. 지자체 예산으로 의원이 동행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1천400건, 400억원 정도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광주경찰 사례에서 보듯 실질적인 수혜를 입은 것은 지방의원인데도, 이득을 보게 된 과정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두 법망에서 벗어났다. 본인들의 출장을 도왔던 공무원이 처벌받을 판인데 어떠한 반성 기미도 없다. 자신은 모른다며 둘러대는 뻔뻔함의 극치라고 하겠다. 참 개탄할 일이다.

30년이 된 지방의회의 낯부끄런 현실이다.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로 지목된 출장비 뻥튀기를 근절하기 위해 실효적 제도 개선에 착수해야 한다. 의원들 스스로 여행사를 심의해 선정하는 구조로, 은밀하게 ‘짬짜미’가 횡행하고 있다. 도를 넘어선지 오래됐다. 세금을 빼돌린 명백한 범죄다. 중앙정부도 숱하게 외유성 국외 출장을 막는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그 효과가 미미하다. 법적·도의적 책임을 엄히 물을 수 있도록 합당한 대안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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