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자코메티作 ‘거대한 여인 Ⅲ’ <리움미술관 소장> ⓒ Alberto Giacometti Estate 사진 한도희

세계적 거장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회가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다.

리움미술관 순회전 ‘인간, 일곱 개의 질문’전으로 오는 24일부터 5월29일까지 개최된다.

지난해 10월 재개관을 기념하며 리움미술관이 자체 기획한 전시로 다른 미술관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코메티, 부르주아, 데미안 허스트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 거장을 비롯해 정연두, 이건용 등 한국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돼 ‘전일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순회전에서도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청동 조각 ‘거대한 여인 Ⅲ’, 조지 시걸의 ‘러시아워’, 앤디 워홀의 ‘마흔다섯 개의 금빛 마릴린’ 등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을 비롯해 이브 클렝, 주명덕, 니키S.리, 최하늘 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작품 100여 점을 전시한다.

조지 시걸作 ‘러시아워’ <리움미술관 소장> ⓒ The George and Helen Segal Foundation 사진 한도희

‘인간, 일곱 개의 질문’전은 예술의 근원인 인간에 대해 7가지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주제에 맞춰 총 7개 파트로 구성된 전시장은 기존 리움 미술관 기획전에서의 공간 디자인을 참고해 꾸며졌으며, 20세기 중반 전후(戰後) 미술을 필두로 휴머니즘 위기 및 포스트 휴먼 논의와 함께 등장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거울 보기’ 섹션에서는 인본주의와 더불어 확산된 예술에서의 자아성찰적 시선을 다양한 예술가들의 자화상, 초상을 통해 확인한다. 타인의 시선에 따라 좌우되는 정체성 문제를 거울 보기의 측면에서 고찰한다.

‘펼쳐진 몸’에서는 1960년대 전후 시작된 미술에서의 몸에 대한 인식 변화를 살펴보며, ‘일그러진 몸’에서는 뒤틀리고 분절된 신체 이미지, 고통과 죽음, 폭력과 욕망의 도상들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선과 악,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되는 사회적 규준을 해체하려는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보여준다.

‘다치기 쉬운 우리’와 ‘모두의 방’에서는 나와 공동체의 문제를 다룬다. 대중사회의 고독한 군중, 분열된 가족과 이웃의 문제에서 출발해 초연결, 언택트 시대로 이어지는 전 지구적 차원의 소통과 단절의 모습을 통해 현대사회의 공동체와 소외의 문제를 고찰한다.

‘초월 열망’과 ‘낯선 공생’에서는 인간의 미래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다. 인간 중심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과 비인간의 낯선 존재들과 함께 공존해야 하는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본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문화의 지역적 균형 발전과 상생을 위해 국내 최고의 사립 미술관과 지역 공립미술관의 협업으로 이뤄졌다”며 “문화 향유권이 수도권에 편중되고 코로나 여파로 지역 간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을 관람하는 기회를 얻게 돼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순회전을 계기로 추후 다양한 미술관과 협력 가능한 지속적인 교류 커뮤니티를 형성하겠다”며 “지역 문화 수준 향상 및 지역민의 문화 향유 범위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지역 공립미술관의 문화 선두주자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리움 순회전에는 별도의 입장료가 적용된다. 성인은 5천원, 어린이·청소년·대학생·군인·예술인은 1천원이다. 신분증을 지참한 전남도민은 50%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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