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케이 넘버’ 스틸컷

광주극장이 5월 한 달간 한국사회의 현실을 다양한 시선으로 담아낸 독립영화를 상영한다. 역사적 인물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부터 정치와 언론, 청춘의 성장 서사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먼저 지난 14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케이 넘버’는 한국을 찾은 해외 입양인들이 조작된 서류와 감춰진 기록을 추적하며 입양의 구조적 모순을 파헤치는 작품이다.

진실을 향한 개인들의 여정을 몰입감 있게 그려내며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관객상’ 수상 및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과 ‘열혈스태프상’을 수상하며,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독립영화로 자리매김했다.

같은 날 스크린에 걸린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은 탐사언론 뉴스타파와 윤석열 정부 간의 7년 전쟁을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검찰의 전례 없는 압수수색, 언론 탄압 실태 그리고 권력에 맞선 언론인의 응전을 생생히 기록하며 검찰개혁과 언론자유라는 주제를 생생하게 풀어낸다.

영화 ‘다시 만날, 조국’은 조국 전 장관과 그의 가족을 둘러싼 수사와 언론 보도를 중심으로 한국 정치의 민낯을 다룬다. 검찰 개혁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생생히 담아내며 권력과 저항, 연대의 의미를 되짚는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시인 동화와 연인 준희의 하루를 그린 작품이다. 섬세한 아이러니와 일상 묘사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이 영화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보이 인 더 풀’은 수영을 좋아하는 소녀 석영과 비밀을 지닌 소년 우주의 특별한 여름을 그린 청춘 성장 드라마다. 류연수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다운 신선한 감성과 연출이 돋보인다. 댄스 크루 ‘훅’의 효우와 배우 이민재가 주연을 맡았으며, 두 아역 배우의 섬세한 연기도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18일 개봉한 ‘진달래꽃을 좋아합니다’는 광주5·18민중항쟁의 마지막 수배자 윤한봉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김경자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윤한봉이 미국 내에서 5·18 진상 알리기 활동을 이어가며 ‘한청련’을 조직하고 국제 연대 운동을 펼친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영화는 오는 27일까지 특별 상영되며, 23일에는 김경자 감독과 독립서점 ‘소년의 서’ 임인자 대표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돼 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내가 누워 있을 때’는 각기 다른 불면의 밤을 지나온 세 여성의 하루를 따라가는 로드 드라마다. 차별과 혐오, 연대와 회복의 순간들을 조용한 호흡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최정문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사회적 메시지와 정서적 울림을 함께 전한다.

상영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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