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김수열(사진) 시인이 제7회 조태일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날혼’(삶창刊)이다. 시상식은 오는 9월6일 오후 3시 곡성 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열린다.

조태일문학상은 어두운 시대에 맞서 자유정신과 순정한 자연 감성을 노래한 죽형 조태일 시인의 문학 정신을 기리고자 곡성군과 ㈔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하고 있다. 이번 수상은 조태일 문학의 현재적 계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김수열 시인의 ‘날혼’은 제주 4·3의 상흔을 중심으로 제주의 역사와 공동체적 삶, 그리고 국제적 연대의 감정까지 포괄한다.

특히 마당극 운동의 경험을 녹여낸 ‘굿시’ 형식의 시편들은 제주의 설화와 사회문제를 장쾌한 호흡으로 풀어낸다. 시 ‘십시일반’과 ‘할마님아 설문대할마님아’는 제2공항 건설 등 환경문제를 고발하면서도, 제주 특유의 공동체 문화와 설화를 복원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심사위원회는 “‘날혼’은 굿의 시학을 통해 망각된 역사와 존재를 불러내며, 조태일 문학의 현재형이자 문학과 역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수열 시인은 “‘날혼’은 죽은 지 삼 년이 안 된 넋을 이르는 제줏말”이라며 “이번 수상이 어머니가 저승세계로 떠나시며 남긴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조태일 시인은 제게 큰 산이며 남은 시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1982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주요 시집으로 ‘빙의’, ‘호모 마스크스’, ‘어디에 선들 어떠랴’ 등이 있다. 4·3시선집 ‘꽃 진 자리’와 산문집 ‘섯마파람 부는 날이면’ 등을 펴냈으며, 오장환문학상과 신석정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해 심사에는 박두규, 이설야, 장은영(예심), 고형렬, 김해자, 최진석(본심) 등이 참여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2천만원, 그리고 조태일 시인의 대표작 ‘국토서시’를 새긴 고 정병례 작가의 전각 작품이 부상으로 수여된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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